
스스로 보수주의자라고 자처해왔다. 지금처럼 참담한 적이 드물었다. 보수의 정신이 왜곡되는 것 같아 걱정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를 용서할 수 없다. ‘친윤’세력도 마찬가지다. 더 가증스럽다. 그들은 모두 가짜다. 보수로 위장한 수구세력이다. 아직도 계엄이 정당하고 탄핵은 잘못되었으며 대통령 부부를 석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지지자들을 보면 안타깝다. 무엇보다 윤 전 대통령에게 투표했던 나 자신이 부끄럽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구속한 정치검사였다. 처음부터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그때는 이재명 후보의 당선을 막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했었다.
윤 전 대통령은 참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사람이다. 말과 행동이 전혀 다르다. 대통령이 된 후 당선에 기여한 이준석 대표를 쫓아냈다. 한동훈 법무부장관이 당대표가 되자 적대적으로 돌변하여 여소야대를 자초했다.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자산은 사람인데, 그는 자기편을 적으로 만든다. 김건희 여사도 석연치 않았다. 얼굴도, 이름도, 학력도 모두 과거와 달랐다. 이 부부는 이상하다. 사람들이, 국민들이 만만했을까. 왜 계엄을 선포했으며, 무엇이 아쉬워 파우치며, 목걸이를 받았는지 설명이 안 된다. 수사가 진행 중이니 진실은 밝혀질 것이다.
계엄 이후 보여준 국민의힘의 행태는 절망스럽다. 막장 드리마 같다. 그 당 의원들은 다음 총선과 자신의 유불리만 생각한다. 정권 창출은 다음 문제다. 어떠한 개혁도 용납하지 않는다. 자신이 개혁 대상임을 잘 알기 때문일 것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되풀이되는 대선 후보 외부 영입도 이제는 이해가 된다. 당시 새누리당이 협조하지 않았다면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은 불가능했었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윤석열 전 검찰총장,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대통령후보로 부각되었다. 정치경력이 일천하고 당내 기반이 취약할수록 중진의원의 영향력은 커진다. 그뿐 아니다. 위기 상황에서 임시방편으로 내세우는 비상대책위원장도 마찬가지다. 개혁을 시도하는 순간, 다시 몰아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흔들리지 않는다. 영남과 강남의 절대지지가 있다. 이 지역 유권자의 대다수가 보수를 자처한다. 정치 유튜버들도 일조한다. 외부에서는 이들을 ‘극우세력’이라고 부른다.
보수란 무엇인가. 사람마다 의견이 다를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보수주의자는 대한민국의 전통과 정통을 존중하고 법과 질서를 준수하는 사람이다. 인간의 이기적 본성을 인정하고 노력과 경쟁이 사회발전의 근본동력임을 이해하는 사람이다. 그들은 보수의 이념이 있었기에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이 가능했다고 믿는다. 앞선 세대의 피나는 노력과 성취에 감사하고 경의를 표한다. 후손들이 도전정신을 갖고 노력하기를 바란다. 선배들의 성과를 계승하여 더욱 잘사는 대한민국을 만들기를 기대한다. 반면에 수구주의자들은 탐욕으로 가득찬 사람이다. 그들은 자기밖에 모르기 때문에 기득권을 침해하는 어떤 변화도 거부한다.
따라서 진정한 의미의 보수주의자들은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힘에 투표할 수 없었다. 그들에게 투표하면 수구주의자들의 이익에 봉사하는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윤 전 대통령과 친윤세력이 주도하는 국민의힘은 지지자들을 배신했다. 원칙과 이념을 상실한 정당은 존재의 이유가 없다. 심하게 말하면 정치 모리배(謀利輩)일 뿐이다. 그들도 민심의 변화를 감지하지만, 사람들이 지지정당을 쉽게 바꾸지 못한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기득권이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고 믿는듯하다. 이들은 역사의 죄인이 되는 길을 가고 있다. 맹목적인 지지자 역시 공범자가 될 위험에 처해있다.
국민의힘의 몰락으로 보수는 궤멸되고 있다. 집권세력을 견제할 야당도 사라진다. 가짜 보수들로 인해 여당 독재는 심화되고 사회주의 성향의 정책들은 더 많아질 것이다. 법치주의의 후퇴와 기업경쟁력의 약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이재명 정권의 출범 이후 여야는 당 지도체제를 정비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미 새 당대표를 선출했다. 당정이 일치단결하는 모양새를 갖추었다. 국민의힘은 당대표 선거를 진행 중이다. 이는 단순한 당권경쟁이 아니다. 보수의 미래와 관련된 중요한 사안임을 모두가 인식해야 할 것이다.
출처: 우리대학 포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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