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 따뜻한 이야기로 마음을 녹인 띠앗의 「사연 있는 집」

등록 : 2025-11-30

권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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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 있는 집」포토타임

 

20251125, 우리대학 연극 동아리 띠앗의 정기 공연 「사연 있는 집」이 학생회관 소극장에서 막을 올렸다.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은 무거운 상실을 다루면서도 따뜻한 온기를 남기는 작품을 통해 깊이 감동하고 돌아갔다. 띠앗은 매 학기 다양한 장르의 창작극을 선보여 왔으며, 이번 작품은 동아리 내부에서 대본 집필부터 연출까지 맡아 완성한 독창적 연극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이번 작품은 한 모녀가 남편이자 아버지의 죽음 이후 서로 다른 방식으로 상실을 숨긴 채 살아가는 모습을 그린다. 그리고 한 인형을 매개로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며, 새로운 가족의 탄생을 통해 상처를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담담하면서도 진하게 풀어낸다. 등장인물은 이미연(43), 강지수(18), 박준석(43), 김민서(18)로 구성되며, 극의 중심에는 미연과 지수, 두 모녀의 복잡한 감정이 자리한다.

극 초반, 미연과 딸 지수는 각자 상실을 다르게 받아들이며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 채 어긋난다. 미연은 남편의 죽음 이후 담담한 일상을 유지하며 버티지만, 지수에게는 그 모습이 아빠를 잊은 것처럼 느껴져 서운함이 쌓인다. 지수는 곰 인형에 기대어 그리움을 숨기고, 미연은 고등학교 동창 준석의 조언을 받아 딸에게 조심스레 다가가 보지만 마음을 전하는 일은 쉽지 않다.

이때 준석의 존재는 극의 또 다른 축을 이루며, 미연에게 새로운 희망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그러나 미연이 우연히 지수의 곰 인형을 버리게 되면서 감정의 균열은 폭발하고, 지수는 큰 상실감 속에서 집을 뛰쳐나간다. 이후 미연과 준석, 그리고 지수의 친구 민서는 서로를 찾고 이해하려 애쓰며 관계를 회복하는 계기를 만들어낸다. 모녀가 처음으로 상처를 정면에서 마주하고 진심을 꺼내 놓는 장면은 많은 관객들의 눈물을 자아냈다.

시간이 흐른 뒤 지수의 졸업식 장면에서 두 사람은 성장한 모습으로 다시 만나고, 지수는 엄마의 행복을 응원하며 준석을 새로운 가족으로 받아들인다. 극은 조용하지만, 따뜻한 희망 속에서 마무리된다.

이 작품은 상실 이후의 삶이 어떻게 다시 이어질 수 있는가를 섬세하게 그려낸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뒤 남겨진 사람들은 각자 다른 방식으로 슬픔을 견딘다. 그러나 연극은 그 슬픔이 충돌 속에서도 결국 대화를 통해 이어지고, 상처를 공유할 때 새로운 관계가 만들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미연과 지수가 서로의 감정을 오해한 채 쌓여가는 침묵은 많은 관객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공연이 끝난 후에는 훌쩍이는 소리와 함께 감동적인 여러 장면에서 배우들의 섬세한 감정 표현이 돋보였다는 평이 많았다.

띠앗의 「사연 있는 집」은 화려한 장치나 거창한 메시지 없이도 진솔한 감정선과 섬세한 연출만으로 관객의 마음을 움직였다. 상실, 성장, 새로운 관계의 시작이라는 보편적이지만 절대 가볍지 않은 주제를 다루며 올겨울 잔잔한 울림을 남긴 공연으로 기억될 것이다.

다양한 소식을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하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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