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탄생을 따라 걷다. 문예창작학과, 파주 출판도시를 만나다

등록 : 2025-10-26

오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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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혜의 숲 입구

 

책은 누군가의 생각과 이야기가 종이에 새겨져 또 다른 누군가에게 닿는 과정 속에서 완성된다. 하지만 그 과정의 실체를 직접 본 이들은 많지 않다. 문예창작학과 학우들은 지난 101, 책이 세상에 나오기까지의 길을 따라가기 위해 파주 출판도시로 향했다. 문예창작학과 제29대 학생회 마///리가 주관한 이번 견학은 단순한 답사가 아닌, 문학을 쓰는 사람으로서 출판이라는 산업과 문화를 체험하는 자리였다.

견학은 오전 940, 출판도시의 중심 공간 지혜의 숲에서 시작됐다. 학우들은 도서관 내부를 둘러보며 압도적인 책의 풍경을 마주했다. 천장까지 이어진 서가에는 개인 기증자, 출판사, 기관 등 다양한 주체들이 기증한 책들이 벽처럼 쌓여 있었다. 특히 이곳은 민간에서 자발적으로 조성한 국내 최대의 출판 단지라는 설명과 함께, 책이 산업이기 이전에 문화적 실천이라는 사실을 일깨웠다.

지혜의 숲 내부에는 국내 유일하게 중고 서적만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아름다운가게출판도시점도 눈에 띄었다. 단순한 중고서점이 아니라, 책이 한 사람의 손을 떠나 또 다른 사람의 손으로 이어지는 순환의 장소라는 점에서 학우들의 흥미를 끌었다. 이어 방문한 역사자료관에서는 출판도시의 최초 조감도와 중앙 모형이 전시되어 있었으며, ‘전제·균형·조화·인간애를 바탕으로 한 출판도시의 철학을 확인할 수 있었다. 디지털 시대 속에서도 인간의 사유와 공동체 정신을 중심에 둔 도시라는 점이 특히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이후 학우들은 지혜의 숲 내부에 위치한 활판인쇄박물관으로 이동했다. 이곳에서는 근대 인쇄 기술의 역사를 설명하며, 실제 인쇄기 사용 시연도 함께 이루어졌다. 학우들은 활자를 조립하고, 잉크를 묻혀 압착하는 과정을 직접 체험하며 하나의 문장이 종이에 찍히는 순간을 마주했다. 또한 독립선언서를 인쇄했던 보성사를 재현한 공간도 관람했다. 잉크 냄새와 철제 활자의 무게 속에서, 문장이 단순히 머릿속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물성과 노동을 통해 완성된다는 사실을 실감한 시간이었다.

체험 프로그램의 하이라이트는 책갈피 제작이었다. 학우 모두가 활자 문구를 책갈피에 인쇄하고, 이를 직접 가져갈 수 있었다. 활자에 묻은 잉크가 마르기 전의 묵직한 감각, 자신만의 문장을 손으로 붙잡는 경험은 글을 쓰는 문예창작학과 학우에게 더욱 특별했다.

이번 견학은 문학 감상이라는 수동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글이 출판으로 이어지고 독자에게 전달되는 과정을 세세히 살펴보는 자리였다. 책은 저자의 손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편집자와 디자이너, 인쇄 기술자, 유통 관계자들의 손을 거쳐 비로소 독자의 손에 도착한다. 문예창작학과 학우들에게 이는 작가 지망생이 아닌, ‘책을 만드는 사람으로서의 시야를 넓히는 계기가 되었다.

파주 출판도시에서의 하루는 책의 무게와 가치, 그리고 책임을 되새기게 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문예창작학과뿐 아니라 다른 학과 학우들에게도 충분히 확장 가능한 교육형 견학으로 평가된다. 글을 쓰는 마음과 책을 만드는 손길이 만난 순간, 학우들은 비로소 문학이 살아 움직이는 장소를 목격했다. 향후에도 이러한 현장 탐방 기회를 지속적으로 확대한다면, 학문의 경계는 더 이상 강의실에 머무르지 않을 것이다.

참되고 바른 언론인의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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