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 슈거, 정말 설탕보다 좋을까?

등록 : 2025-10-11

권민선 기자
공유
프린트
목록이동

5c116-68ea66ac390b4-c8b8d6cacda9cd7cb3a5017c915ff1bb23507f90.jpg

▲ 출처: 픽사베이

 

최근 몇 년간 제로 슈거열풍은 음료를 넘어 가공식품 전반으로 확산했다. 대체당은 건강을 위한 차선책으로 여겨지는 추세이다. 설탕의 과다 섭취가 비만, 당뇨, 심혈관 질환 등 각종 성인병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열량이 매우 낮은 대체당은 설탕에 비해 부담 없이 섭취할 수 있는 대체재가 되었다. 그러나 최근 과학 연구들은 그 이면의 이중성에 주목하며, 소비자에게 신중한 접근을 요구하고 있다.

대체당의 가장 큰 장점은 칼로리 섭취를 줄이고 체중 관리나 혈당 조절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당뇨병 환자나 혈당 관리가 필요한 사람에게는 설탕 대체재로서 단기적으로 유효한 선택일 수 있다. 스테비아나 알룰로스처럼 천연 유래 대체당은 혈당 지수가 거의 제로에 가까워 혈당 상승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으며, 자일리톨은 충치 예방에 도움을 준다. 이처럼 대체당은 단기적인 건강 목표 달성에 일정 부분 유용한 도구로 기능한다.

그러나 세계보건기구(WHO)를 비롯한 다수의 공신력 있는 기관은 최근 대체당의 장기적 섭취에 대해 경고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WHO는 비당류 감미료를 장기간 섭취 시 체지방 감소 효과가 없었으며, 오히려 제2형 당뇨병과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부정적 영향은 대체당이 단순한 불활성 물질이 아니라, 인체의 신진대사와 장내 미생물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대체당이 장내 미생물 구성을 변화시켜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하거나, 단맛에 대한 갈망을 증가시켜 고열량 음식을 더 찾게 만드는 등 복합적인 대사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 쑤저우대학 연구팀이 유럽소화기학회 학술대회에서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저당·무당 대체당 음료를 하루 250g 섭취 시 설탕 음료와 마찬가지로 대사이상 지방간 질환 발병 위험이 증가했다. 더 나아가 대체당 음료는 설탕 음료보다 간 관련 사망 위험과의 연관성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대체당이 장내 미생물 변화를 일으키고, 포만감을 방해하며, 인슐린 분비를 자극하는 등 복합적인 경로로 간 지방 축적을 유도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뇌 건강에 대한 우려도 있다. 브라질 상파울루대학교 연구팀이 35세에서 72세 성인 13천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에서는 아스파탐, 사카린 등 특정 대체당의 섭취가 기억력과 언어 유창성 저하 등 인지 기능 전반의 약화를 유발하며, 뇌 노화를 약 1.6년 가속할 수 있다는 결과가 보고되었다. 실제 섭취한 칼로리와 뇌가 인식한 칼로리가 불일치할 경우, 뇌는 에너지 섭취가 충분하지 않다고 착각해 식욕을 증가시키거나, 포만감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 이로 인해 과식이나 대사 불균형이 일어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체중 조절 실패나 인슐린 저항성과 같은 대사 질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종합적으로 보면, 대체당은 단기적으로 설탕과 칼로리 섭취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체중 감량 효과가 일관되지 않으며, 오히려 당뇨병, 간 질환, 인지 저하 등 만성 질환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설탕을 대체한다라는 명분 아래 무분별하게 소비될 경우, 단맛 중독을 강화하고 건강한 식습관 확립을 방해할 수 있다. 결국 대체당은 만병통치약이 아닌 이중성의 산물, 잠재적 이점과 위험을 모두 지닌 존재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완전한 금지도 맹목적 신뢰도 아닌, 절제와 경계의 균형 감각이다.

다양한 소식을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하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profile_im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