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리함의 그림자, ‘사람 없는 사회’가 남긴 공허함

등록 : 2025-11-06

오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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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인카페 커피머신

 

도심 곳곳에서 더 이상 점원을 찾기 어려워졌다. 무인 카페, 무인 편의점, 그리고 무인 세탁소까지. 이제 사람 없이도 하루 24시간 운영되는 시스템은 당연한 일상이 되었다. AI 기술과 자동화 시스템은 빠르고 효율적이다. 계산은 신속하고, 주문은 정확하며, 인건비 부담도 줄어든다. 겉보기엔 모두가 이득을 보는 구조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 속을 들여다보면, ‘사람 없는 사회의 편리함 아래에 쌓여가는 불편과 피로감은 분명 존재한다.

최근 많이 설치되고 있는 무인 매장은 표면적으로는 깨끗하고 세련돼 보였지만, 섬세한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는 곳이 많다. 심지어 우리대학에 위치한 카페룬무인 매장도 커피 머신 옆에는 닦이지 않은 얼룩이 그대로 남아 있고, 바닥에는 떨어진 얼음과 휴지가 굳은 채로 방치돼 있다. 누구에게 말할 수도, 도움을 청할 수도 없었다. 직원이 있는 매장에서라면 즉시 해결될 사소한 일들이, 무인 매장에서는 오랜 불편함으로 남는다. 더 큰 문제는 이 공간을 관리하는 책임자가 불분명하다는 점이다. 기계가 사람을 대신한다는 명분 아래, 결국 청결과 관리의 공백이 생긴다.

무인 시스템의 가장 큰 장점은 인건비 절감이다. 하지만 그 인건비 속에는 사람의 역할이 포함되어 있었다. 계산을 돕던 아르바이트생, 고객의 불편을 바로잡던 점원, 웃으며 인사를 건네던 직원. 이들은 단순히 노동자가 아니라, 공간의 온기를 유지하는 존재였다. 그들이 사라진 자리에는 효율이 남았지만, 온기는 사라졌다. 특히 무인 카페의 경우, 일부 이용자들이 몇 시간씩 자리를 차지하거나 음식물을 치우지 않고 떠나는 사례가 빈번하다. ‘관리자 부재가 만들어낸 무질서다.

기술은 중립적이지 않다. AI와 자동화는 인간의 손을 돕는 도구로 쓰일 때 가치가 있지만, 인간을 대체하는 수단으로 쓰일 때는 그 가치를 잃는다. 무인 시스템이 확산되면서 가장 먼저 불편을 겪는 사람들은 노인과 장애인들이다. 키오스크를 마주한 이들이 주문을 포기하고 돌아서는 장면은 이제 낯설지 않다. “기계 앞에서 사람처럼 대우받지 못하는 느낌이라는 말은 기술이 만든 또 다른 벽을 보여준다. 기술의 발전이 인간의 존엄을 가리는 순간, 그것은 진보가 아니라 퇴보다.

물론 기술의 발전을 저해할 수는 없다. 문제는 무분별한 사용이다. 특히 인간의 손길이 직접 닿는 서비스 영역인 음식, 미용, 의료 등에서는 AI와 무인화의 도입이 신중해야 한다. 위생과 안전, 그리고 감정적인 교감이 필요한 분야에서까지 사람을 완전히 배제한다면, 우리는 결국 불편함을 더 큰 비용으로 되돌려받게 될 것이다. 섬세함이 필요한 자리에는 여전히 사람이 있어야 한다.

AI는 인간을 대신하기 위한 존재가 아니라, 인간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존재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 ‘얼마나 빠르게 처리하느냐만을 기술 발전의 기준으로 삼고 있다. 속도와 효율에 가려진 질문인 사람은 어디에 있는가?”를 다시 꺼내야 한다. 인간의 손이 닿지 않는 편리함은 결국 비인간적인 사회를 만든다. 사람 없이도 돌아가는 세상이 아니라, 사람을 잃지 않고도 발전하는 사회를 만드는 것. 그것이 우리가 기술과 공존해야 할 진짜 이유다.

참되고 바른 언론인의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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