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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독경제, 편리함 뒤에 숨은 ‘조용한 비용’
    ▲ 인기 OTT 플랫폼   구독형 서비스는 이제 편리한 생활을 위한 필수적 요소가 되었다. OTT에서 음악, 생산성 앱, 식품 정기배송까지 한 달에 몇 번의 결제를 거치는지 스스로 파악하기 어려운 시대다. 한때는 ‘한 번 등록해두면 편하다’는 이유로 인기였지만, 최근 청년층 사이에서는 가격 인상과 결제 누적에 대한 피로감이 두드러진다. 플랫폼이 세분화될수록 이용자가 실제로 체감하는 비용은 예상보다 가파르게 늘어난다. 소비자 선택권이 강화되기는커녕, 오히려 ‘떠밀리듯 결제하는 구조’가 자리 잡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청년들은 OTT와 음원 플랫폼을 가장 많이 사용한다. 다수의 서비스를 함께 이용하지 않으면 콘텐츠 접근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방송통신위원회가 2024년 발표한 이용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20대 OTT 이용자의 42%가 ‘두 개 이상의 구독을 병행한다’고 답했다는 통계도 있다. 자연스레 월평균 비용은 2만~3만원 선을 넘기고, 음원 플랫폼을 합치면 구독만으로 5만원 안팎이 빠져나간다는 응답도 적지 않다. 문제는 이 지출이 ‘의식되지 않은 결제’와 맞물린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예가 자동 연장 결제다. 무료 체험 기간이 끝나도 즉시 유료로 전환되는 방식은 이미 익숙해졌지만, 실제로 어떤 서비스가 언제 결제되는지 기억하지 못하는 사례가 많다. 해지가 까다로운 구조도 불만을 키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23년 ‘구독 서비스 소비자 불만’을 발표하며, 해지 버튼을 숨기거나 경로를 복잡하게 만드는 행위를 전형적인 기만 사례로 지적한 바 있다. 소비자는 해지를 위해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하고, 그 과정에 다시 ‘할인 제공’이나 ‘기간 연장’이 등장해 결정을 더 어렵게 만든다. 가격 인상은 또 다른 문제다. 플랫폼들은 동일한 서비스를 유지하면서 요금을 높이거나, 기존 기능을 분리해 ‘플랜’을 세분화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늘린다. 예를 들어 광고 제거, 오프라인 저장, 고화질 재생 등의 기능을 따로 묶어 상위 요금제로 올리는 식이다. 사용자는 일정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자연스레 상위 요금제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 특히 수입이 일정하지 않은 소비자에게는 작은 인상도 체감이 크게 느껴질 수 있다. 해외에서는 이미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2022년 ‘디지털 서비스 소비자 보호 지침’을 통해 자동 갱신 시 의무 고지, 해지 버튼의 시각적 노출 강화 등을 규제에 포함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역시 해지 과정 단순화를 의무화했다. 반면 국내에서는 관련 논의가 시작 단계에 머물러 있어, 이용자가 구독 정리 앱이나 수동 관리에 의존하는 경우가 여전히 많다. 결국 구독경제가 던지는 질문은 단순한 비용 문제가 아니다. 지출의 흐름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가, 서비스 구조가 충분히 투명한가 하는 문제로 이어진다. 청년층이 느끼는 피로감은 ‘돈을 많이 썼다’는 감정이라기보다, 어떻게 빠져나가는지 파악할 수 없다는 불안에서 비롯된다. 구독경제가 생활 속에 안정적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확인 절차, 명확한 해지 구조, 단순한 결제 흐름이 마련돼야 한다. 편리함을 표방하는 서비스가 진정한 편리함으로 기능하기 위해 필요한 조건들이다. 구독경제는 분명 많은 이점과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충분히 논의되지 않은 비용과 책임이 존재한다. 선택이 소비자의 몫이라면, 그 선택이 가능한 환경 또한 보장돼야 한다. 구조적 불투명성을 바로잡는 일, 그것이 지금의 구독경제가 직면한 가장 중요한 과제다.
    오지우 기자 2025-12-06
  • 116
    부동산 규제 방안 등장, 집값 안정 가능할까?
    ▲ 출처: 픽사베이   주거는 안정적인 삶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요소이다. 그러나 최근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의 가격 변동성이 확대되며, 2025년 10월 15일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이 마련되었다. 기획재정부 장관 구윤철은 이는 국민의 주거 안정을 최우선 목표로 수요와 공급을 고려해 부동산 시장을 안정적으로 관리한다는 목표임을 밝혔다. 정부는 주택시장의 불안을 완화하고 자본이 투기가 아닌, 생산적인 부문에 투자되도록 하기위해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집값의 변동성이 높은 현재 상황에서 무리한 대책 마련으로 오히려 변동성이 더 증가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들려오고 있다. 이번 대책의 주요 내용은 크게 주택수요 관리 강화와 부동산 금융 규제 강화, 부동산 거래 질서 확립 등으로 나뉜다. 주택수요를 위해 기존 강남 3구와 용산구를 포함한 서울시 25개의 자치구 전체가 대상 지역으로 바뀐다. 경기도는 광명, 과천, 분당, 용인, 수원 등 12개의 지역이 추가로 지정되었다. 또한 개발 예정지나 투기 우려가 있는 지역에는 토지거래허가구역도 추가로 지정된다. 주택 구매 시 실거주 의무를 부과하고 갭투자를 막겠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과열 양상을 보이는 수도권과 규제 지역에 대해서는 주택담보대출의 최대한도를 차등으로 적용한다. 집값에 따라 2억 원부터 6억 원까지 차등으로 적용된다. 국토부 장관 김윤덕은 부동산 가격 폭등 원인을 파악하고 고의적인 집값 조작 행위 의심 사례에 대해 수사를 의뢰할 것임을 밝혔다. 부동산 특별사법경찰을 도입하며 범죄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며 향후 더욱 엄격하고 체계화될 규제 전망을 공유했다. 정책의 방향성은 불법적인 탈세와 투기성 거래를 막고 부동산 시장 과열을 진정시키겠다는 의도이다. 그러나 정책의 방향성과 현실적인 요소가 맞지 않는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일반적인 직장인의 월급만으로는 집을 구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고 대출이 규제되면 매매나 전‧월세 가격이 더 폭등할 것이라는 이유이다. 국세청장 임광현은 대출 규제 확대에 따라 부동산 시장이 안정화되는 시점까지 자금출처조사 건수와 대상을 확대하며 검증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사업소득, 법인자금, 부모소득 등 모든 자금을 모두 조사하며 고가 아파트 증여거래까지 빠짐없이 살피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와 덧붙여 “집은 국민의 안정된 삶을 위한 보금자리여야 하며, 불법적인 자산 증식이나 이전 수단으로 악용되어서는 안 됩니다. 실수요 중심의 시장 질서가 회복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쏟아붓겠습니다.”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그러나 야당에서는 부동산 대책에 관해 9월 주택 가격의 통계는 숨긴 채 서울, 성남, 수원 등의 지역을 규제 지역에 포함시켰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정부의 적절하지 않은 행정으로 규제 대상이 아닌 지역의 주민들이 규제 대상에 포함되며 추가로 세금을 납부하게 되었다며 행정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이제는 근로소득만으로 집을 구할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 또한 물가 상승과 고용불안으로 인한 경기침체 등으로 청년들의 부담이 증가했다. 주택을 구매하기 위한 대출과 투자로 인한 자산 증식은 당연한 과정일 수도 있다. 누군가의 독점적인 부동산 운영이나 불법적 투기는 규제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를 빌미로 ‘규제’만을 위한 부동산 대책으로 변질되지 않아야 한다. 또한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있는 보증금 사기나 전세사기 등에도 선제적인 규제 방안을 마련하여 불안한 부동산 거래 현장의 질서를 확립해 나가길 바란다. 
    최수현 기자 2025-11-12
  • 115
    50개의 이야기 50명의 주인공, 소설 「피프티 피플」
    ▲ 출처: 교보문고   제목: 피프티 피플   저자: 정세랑   발행(출시)일자: 2021년 08월 13일   총평   55명의 주인공이 생사를 넘나드는 병원에서 의사, 환자, 보호자의 입장으로 마주친다. 각자의 사연을 안고 영화관에 모인 55명의 주인공은 화재 사건에 휘말려 다 함께 사건을 극복하며 마무리된다.「피프티 피플」은 제목 그대로, 서로 다른 50명의 인물이 얽히고설키며 만들어내는 거대한 이야기의 집합체다. 혜화병원을 중심 무대로 삼은 이 작품은 병원을 사회의 축소판으로 삼아, 그 안에서 살아가는 다양한 인간 군상의 이야기를 그린다. 의사, 간호사, 환자, 보호자, 구급대원, 장례지도사까지 이름을 가진 많은 인물들이 등장한다. 그들의 서사는 결코 단편적인 스케치에 머물지 않는다. 각자의 이야기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며 하나의 커다란 서사로 완성되는 과정이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이다. 이 작품은 한 개인의 삶이 결코 고립된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의미를 만들어간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작품의 공간인 혜화병원은 사회 전체를 비추는 상징적인 무대다. 병원이라는 장소는 인간의 탄생과 죽음, 고통과 치유가 공존하는 공간이다. 정세랑 작가는 이곳을 통해 현대 사회가 직면한 여러 단면과 경쟁, 돌봄의 부재, 불평등, 그리고 그 속에서도 꺼지지 않는 선의를 정밀하게 포착한다.「피프티 피플」의 인물들은 각자 다른 이유로 병원을 찾지만, 그들의 이야기는 모두 “살아간다는 것”의 본질로 수렴한다. 출간 이후 이 작품은 “한국 사회의 가장 따뜻한 단면을 포착한 소설”이라는 평을 받으며 많은 독자의 공감을 얻었다. 인물의 수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각자의 서사가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는 이유는, 작가가 인간을 대하는 깊은 존중과 관찰력을 지녔기 때문이다. 정세랑 작가는 등장인물을 단순한 서사 장치로 쓰지 않는다. 그들은 각자의 고통과 희망을 지닌 완전한 존재이며, 타인의 삶을 비추는 거울로 존재한다. 정세랑 작가의「피프티 피플」은 인간을 향한 따뜻한 시선과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을 동시에 품은 작품이다. 혼란스러운 시대 속에서도 선의와 연대의 가능성을 믿는 작가의 목소리는, 오늘날 우리 사회에 가장 필요한 문학적 위로로 남는다. 이 작품은 서로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연결과 연대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복잡한 사회 속에서 따뜻함을 잃지 않으려는 이들에게 추천한다.
    권민선 기자 2025-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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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 지방 소멸 위기, 해결책은 무엇인가?
    ▲ 출처: 픽사베이   대한민국은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든 ‘과밀공화국’이라는 사태에 시달리고 있다. 국토 전체가 이미 높은 인구밀도를 보이는 가운데, 그중에서도 국토 면적의 12%에 불과한 수도권(서울·경기·인천)에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이 집중되어 극심한 불균형이 지속되고 있다. 2024년 기준, 우리나라의 인구밀도는 1㎢당 516명으로 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이며, 특히 서울은 1㎢당 1만 5천 명을 넘어서 도시 전반의 피로도를 가중시키고 있다. 이 같은 수도권 집중은 단순한 인구 편중을 넘어, 국가 경쟁력과 국민의 삶의 질을 위협하는 구조적 병폐로 작용하고 있다. 기업과 대학, 문화시설 등이 수도권에 몰리면서 비수도권 지역은 ‘지방 소멸’이라는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 수도권 과밀은 초저출산의 핵심 원인으로 지목된다. 높은 주택 가격과 치열한 입시·취업 경쟁은 청년 세대에게 과도한 부담을 주어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게 만들며, 실제로 수도권의 합계출산율이 비수도권보다 현저히 낮은 역설적 상황이 벌어진다. 또한, 이 과밀은 교통 체증, 환경 오염, 다중 밀집 안전사고 위험 등 도시의 안전성과 효율성을 심각하게 위협한다. 정부는 그동안 혁신도시 건설, 공공기관 지방 이전, 행정중심복합도시(세종시) 조성 등을 통해 과밀을 완화하려는 균형발전 정책을 추진해왔다. 이러한 노력은 일시적 효과를 거두었으나, 거대한 수도권의 흡인력을 상쇄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따라서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하고 국가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존 정책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는 강력하고 자생적인 지역 발전 전략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수도권 집중의 근본 원인을 무형 인프라 격차에서 찾는다. 교통·항만 등 물리적 인프라는 지방에서도 상당 부분 개선되었지만, 양질의 교육, 첨단 의료, 문화시설, 행정·치안 서비스 등 생활 기반 인프라는 여전히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다. 사람들은 단순히 일자리뿐 아니라 수준 높은 삶의 환경을 찾아 수도권을 떠나지 못하고, 이는 다시 기업의 수도권 집중을 부르는 악순환을 형성한다. 국가 균형발전을 위해서는 모든 지역에 자원을 분산 투자하는 기존 방식을 탈피하여, 대구·부산·광주 등 잠재력 있는 거점도시에 집중 투자하는 전략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와 함께, 이미 지방으로 이전한 공공기관의 자율성과 기능을 강화하고, 지자체의 재정 자립도를 실질적으로 높이는 등 연방제 수준의 지방분권을 실현하여 지역의 자생력을 키워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지역 주도형 발전 전략과 제도적 뒷받침을 통해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인구 과밀 해소는 단순히 인구를 흩뿌리는 문제가 아니다. 지역 간 격차를 줄이고, 국가 전체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끌어내기 위한 근본적 국토 재설계의 과제다. 수도권 과밀로 인한 병폐를 해결하고 저출산과 지방 소멸의 위기를 넘어설 수 있을지, 지금이야말로 과감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점이다.
    권민선 기자 2025-11-07
  • 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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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캄보디아 고수익 미끼에 한국인 수백 명 감금…늦장 대응 논란
    ▲ 출처: unsplash   캄보디아 현지에서 발생하고 있는 한국인 유인 및 감금, 폭행, 착취 사건이 이슈가 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 대응이 주목받고 있다. 이번 사건은 고수익 해외 취업을 가장한 조직적 유인으로 SNS나 구인 플랫폼들을 활용해 “캄보디아 고임금 사무직 채용”이라는 문구로 피해자들을 유도했다. 이후 현지로 유인된 피해자들의 여권을 빼앗고, 감금한 채로 온라인 사기 조직에 동원시키거나 폭행, 협박을 가했다. 몇몇 피해자들은 사망에 이르며 큰 사회적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현지 한국 외교 당국에 따르면 접수된 사례만 수백 건이다. 수많은 피해사례가 발생했음에도 신속한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아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피해자들은 "구조를 요청해도 돌아오는 답변이 없었다"며 정부의 대응에 불신을 드러내고 있다. 국내에 제보된 피해 사례들은 이미 다량의 감금자가 발생한 후 알려졌다. 정부는 초기 제보 및 구조 단계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피해자 가족의 피해 신고가 계속 발생했지만 현지 상황을 파악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어 구조가 지연됐다. 특히 피해자 위치 추적과 현장 출동에 소극적인 대응을 보여 많은 지적을 받고 있다. 정부의 부족한 조치의 배경에는 해외 취업 사기매뉴얼의 부재, 여러 기관의 협력 부족, 현지 공관의 임직원 및 권한 문제, 현장 확인 실패 등 다양한 구조적 문제들이 있다. 특히, 해외 취업 사기는 앞서 다른 여러 국가에서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대응지침 마련이 빠르게 나오지 못했다. 또한, 해외 국민의 경우 한국의 사법 구조가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해외 경찰과의 공조에 의존해야 한다는 구조적 한계를 보여 주고 있다. 캄보디아 정부가 최근 한국과 협력하며 관련 범죄 단속에 나설 것이라 공표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한국과 합동 수색이 진행됐지만 현실적 성과는 제한적인 것으로 보인다. 현지 인권단체는 “정부가 범죄 조직의 활동을 이미 인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인 단속을 하지 않는 것은 책임 회피”라며 비판했다. 단순 공조만으로는 실질적 범죄 거점과 감금 피해자를 구출할 수 없다는 주장도 상당 부분 존재한다. 추가적으로 현지 권력층과 범죄 조직과의 유착 가능성 또한 제기되며 단순 공조만으로는 해결이 어렵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번 사태는 해외에서 한국 국민을 지킬 수 있는 외교적 시스템이 취약하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향후에 이런 사건이 재발하지 않기 위해서는 해외 공관의 수사 및 구조 인력 확보, 범정부 공조 체계 마련, 고위험 지역 정보 제공 및 경보 시스템 운영 등이 필요하다. 캄보디아 뿐만 아니라 탄자니아, 우크라이나, 베네수엘라 등 여행 위험 국가 지역을 방문할 때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정부는 국민 생명 보호가 외교의 최우선 가치라는 원칙을 다시 한번 새겨야 한다. 앞으로는 해외에서도 국민들이 안전하게 지낼 권리를 보장받기를 바란다.
    김태섭 기자 2025-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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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서 열린 APEC 2025 정상회의…“지속가능한 내일을 위해”
    ▲ 출처: 대한민국 대통령실   올해 동아시아 경제외교의 최대 무대가 한국 경북 경주에서 펼쳐졌다. 대한민국은 10월 31일에서 11월 1일까지 경북 경주시에 위치한 경주 화백 국제컨벤션센터에서 APEC 2025 정상회의를 개최했다. 이 회의는 1989년에 출범한 APEC이 아시아·태평양 지역 21개 회원국·경제체를 중심으로 매년 개최하는 다자간 정상급 포럼으로, 지역 간 무역·투자·정책 협력을 논의하는 자리이다. 한국이 APEC 정상회의를 주최한 것은 2005년 부산 개최 이후 약 20년 만이다. 올해 회의를 통해 한국은 ‘지속가능한 내일'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지역경제 협력의 새로운 전환점을 모색했다. APEC 2025의 공식 슬로건은 ‘Building a Sustainable Tomorrow: Connect, Innovate, Prosper’으로 세 가지 축인 “연결(Connect)”, “혁신(Innovate)”, “번영(Prosper)”을 주로 다루었다. 이것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무역, 디지털, 기후, 인구구조 변화등의 과제를 해결한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주요 참여 국가는 아시아·태평양을 대표하는 21개 회원국 및 경제체이며 이에는 미국, 중국, 일본, 캐나다, 호주 등 주요한 세계경제 국가가 포함된다. 회의 기간 동안 발생한 주요 활동은 디지털·인공지능, 지속가능 에너지, 공급망, 인구구조 대응 등 미래 중심 주제에 집중된 요소들이다. 에너지 전환, 디지털 혁신, 중소기업과의 경쟁력 강화를 포함하여 이러한 영역에 대한 정책적 대응의 성격을 이어온 CEO 서밋 또한 경주에서 개최했다. 이 행사는 10월 28일부터 31일까지 진행되었으며 행사의 주제는 “Bridge, Business, Beyond”로 정책적으로 나누어진 분야와 현실의 업무 인프라를 연결하는 임무를 수련하기 위한 것이었다. 또한 문화와 관광을 기반으로 한 행사도 참여되었 으며, 하나의 화제로는 재분배된 공급망, 경제의 디지털화, 기후변화, 인구 구조 및 여성·청년의 지역참여 예정내용 확장과 같은 핵심 주제가 APEC 주선으로 행사된 공동성명을 통해 다뤄졌다. APEC 2025 경주 정상회의는 한국과 아시아-태평양 국가에게 장기적 변화를 부르는 전환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우선 한국은 이번 회의를 통해 위상을 높였고 이번 회의를 계기로 경주가 국제회의 도시라는 중대한 위상을 얻었다. 마지막으로 경주 및 경북지역의 호텔·컨벤션·서비스 산업 등에 단기수요를 창출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 관광 인프라 향상과 함께 MICE 산업이 크게 활성화되는 등 여러 부분에서 부가가치를 확인할 수 있다. 한국무역협회와 컨설팅사의 공동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5 APEC으로 인한 국내의 직접적인 경제효과가 약 3조 3천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번 슬로건의 메시지“연결, 혁신, 번영”은 앞으로의 아시아-태평양 산업 협력의 방향성을 나타낸다. 즉, 기존의 무역 중심의 협력을 벗어나 디지털 경제, AI, 지속가능 에너지 전환, 복합 위험 대처 능력이 중요 주제가 될 것이다. APEC 2025 경주 정상회의에서 “지속 가능한 내일을 위한 준비”를 위해 도약하고, 향후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의 밑거름이 될 수 있다. 앞으로 한국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어떤 협력의 길을 그릴지, 그리고 세계 경제가 어디로 나아갈지 주목하기 바란다.
    김태섭 기자 2025-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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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짜 같은 가짜
    ▲ 출처: 픽사베이   언론은 신문, 방송, 통신, 인터넷 등의 매체를 통해 사실을 밝혀 알리거나 문제에 대하여 여론을 형성하는 활동을 의미한다. 그러나 최근 사람들이 언론을 소비하는 방식이 온라인 위주로 바뀌면서 언론의 본질이 흔들리고 있다. 온라인 환경의 특성상 한 번의 클릭으로 모든 것이 결정된다. 그렇기에 언론은 자극적이고 과장된 표현을 적은 낚시성 제목을 조회수를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한다. 기사나 영상 제목만 보고 클릭해서 내용을 보면 단순한 일상이나 별 내용이 아닌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를 독자들이 많이 접하다 보면 언론에 대한 신뢰는 낮아지게 된다. 또한, 언론의 기본 가치는 사라지고 있다. 요즘 사람들은 짧은 시간 안에 정보를 얻기를 원한다. 특히, 자극적이고 재밌는 소재에만 관심을 보인다. 언론사는 조회수와 머무는 시간 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기에 사람들의 흥미를 자극하는 요소에 집중한다. 이는 정보의 정확성보다 자극적인 제목을 작성함으로써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상황이 생겼다. 이런 현상이 반복적으로 계속돼 눈덩이 효과를 키우고 있다. ‘결혼한 지 14년 만에... 안타깝다’라는 제목은 꼭 결혼 당사자들이 이혼하거나 병에 걸린 것 같은 무거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하지만 내용은 배우자 몰래 술자리에 갔다는 별거 아닌 이야기였다. 또한, 확인되지 않은 거짓된 정보로 언론에 알려지는 경우도 있다. ‘연예인, 암 수술 2번 했다.’라는 기사가 있었는데 해당 연예인이 검진만 했을 뿐 결과도 안 나왔다고 해명한 사례도 있다. 알고리즘 역시 사람들이 편향을 갖는 데 일조한다. 알고리즘은 사람들이 보는 주제를 위주로 비슷한 콘텐츠들을 보여준다. 이는 기울어진 운동장처럼 사회적 불평등을 심화시키거나 새로운 형태의 차별을 만들어낼 수 있다. 또한, 독자들에게 편향적인 인식을 심어줄 수도 있다. 그렇기에 사람들도 미디어 리터리시를 길러야 한다. 요즘 AI에 의존하는 사람들이 많아져 어디를 가든 무엇을 하든 사람보다 AI에만 의존하는 사람들도 있다. AI의 기술이 좋아졌지만, 여전히 오류가 많다. 그렇기에 사람들도 정확한 정보를 읽어내는 연습을 해야 하며 관심사가 아니어도 찾아보는 연습을 해야 한다. 하지만 언론은 알릴 권리가 있다. 자극적이지 않은 소재라도 중요한 사안일 경우 이를 알리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낚시성 제목을 좋은 방향으로 작성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이미 사람들의 관심이 많은 기사 제목 대신 오히려 사람들의 관심도가 낮은 기사의 제목을 과장된 표현을 써서 사람들의 시선을 돌릴 수 있도록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언론은 중립성을 유지해야 한다. 독자는 언론의 여론에 따라 사회 이슈를 바라본다. 언론 매체는 한쪽으로 치우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이는 사회적 분열을 야기하고 확증편향을 촉진하기 때문이다. 같은 사건이라도 매체마다 해석해주는 방식이 다르다. 독자는 그대로 소비하지 말고, 다양한 언론을 찾아 읽으면서 자신만의 생각을 확립해야 한다. 언론사는 독자의 관심도 중요하지만, 왜곡된 정보가 쌓이지 않도록 지켜내는 일도 해야 한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언론은 윤리와 정확성을 지켜야 한다. 진실한 언론만 가득한 세상이 오길 바란다. 
    정희진 기자 2025-11-07
  • 110
    상상이 현실로… BCI 기술의 현재와 미래
    ▲ 출처: 픽사베이   세상에는 선천적으로나 후천적으로 고칠 수 없는 병들이 존재한다. 이를 불치병이라 하며 대표적으로는 마비 환자들이 있다. 마비는 신경계에 문제가 생겨서 몸의 일부 또는 전체를 제대로 움직일 수 없게 되는 상태로 원인은 다양하다. 이에 따라 증상의 범위와 심각성도 달라지며 전신 마비, 부분 마비, 반신 마비 등이 있다. 보통 사고나 외상으로 인한 척수 손상, 뇌의 운동 담당 부분 손상, 약물이나 독성 물질, 유전적 요인 등이 원인이다. 이처럼 환자들은 몸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어 일상생활을 영위하기 어려운 상황에 부닥쳐 있다. 하지만 기술이 발전돼 마비 환자들에게도 자신이 생각한 대로 몸을 움직일 수 있는 BCI 기술이 나왔다. BCI 기술은 ‘뇌-컴퓨터 인터페이스’란 뜻으로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여 신호를 전달하는 인터페이스이다. 즉, 뇌에서 발생하는 전기적 신호를 감지한 후 외부 장치나 기계에 전달함으로써 뇌로 생각한 것을 외부에서 실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BCI 기술은 침습형과 비침습형으로 나뉜다. 비침습형 BCI는 피부를 관통하거나 절개하지 않고 뇌파를 읽는 기계를 장착하여 외부에서 간접적으로 신호를 측정하는 방식이다. 현재 연구용 장비나 간단한 게임 도구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침습형 BCI는 두피를 뚫고 직접 뇌 안에 전극을 삽입하여 신호를 측정한다. 이는 신체 마비 환자 재활이나 신경 질환 치료와 같은 의료적 목적으로 연구하는 중이다. 일론머스크가 이끄는 BCI 스타트업 뉴럴링크는 영국에서 처음으로 BCI 임플란트 이식 수술에 성공해 BCI 칩을 이식한 실험 결과를 담은 논문을 처음으로 학술지에 게재한다. 하지만 BCI는 이번에 처음 언급되는 것은 아니다. 1998년 미국 신경과학자인 필립케네디가 뇌에 미세전극을 심어 인간의 생각으로 컴퓨터 커서를 움직이는 데 성공했고, 2004년에는 존 도너휴 교수가 브레인게이트 칩을 개발해 마비 환자가 이메일을 보내고 로봇팔을 작동하게 만드는 실험이 있었다.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뉴럴링크는 2021년에 이미 원숭이 뇌에 칩을 이식해 원숭이가 몸을 움직이지 않고도 생각만으로 탁구 게임을 하는 모습을 시연한 적이 있다. BCI 기술은 생각하는 대로 움직일 수 있다. 움직일 수 없거나 말하지 못했던 환자도 생각만으로 로봇 팔을 움직이거나 컴퓨터 화면을 이용해 가족과 소통하게 된다. 하지만 뇌 데이터 해킹이나 유출을 당할 수 있는 윤리적인 문제가 있다. 또한, 확실히 안정성이 보장되지는 않았다. 이는 앞으로 전문가들이 풀어나가야 할 숙제이다. 그럼에도 BCI 기술은 분명히 많은 불치병 환자에게 새로운 희망을 줄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일반 사람들에게도 더 색다른 학습이나 게임 등의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점차 정교해질 BCI 기술이 긍정적으로 활용되길 바란다.
    정희진 기자 2025-11-07
  • 109
    ‘생각으로 기계를 움직이는 시대’, 뉴럴링크가 여는 미래와 경계
    ▲ 출처: 픽사베이   “생각만으로 스마트폰을 조작할 수 있다면?” 한때 공상과학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이 상상이 점차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뉴럴링크(Neuralink)’는 인간의 뇌와 컴퓨터를 직접 연결하는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기술을 통해, 신체가 마비된 사람도 생각만으로 기기를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실험을 진행 중이다. 지난 2024년, 뉴럴링크는 인간 대상 첫 임상시험을 승인받았고, 세계는 ‘기술이 인간의 신경계를 해석하는 시대’의 문턱에 서게 되었다. 뉴럴링크의 핵심은 뇌 속에 초소형 칩을 삽입하고, 이 칩이 신경세포의 전기 신호를 실시간으로 수집·해석해 컴퓨터로 전송하는 데 있다. 이 과정에서 사용자의 ‘의도’가 전자신호로 바뀌고, 로봇팔이나 컴퓨터 커서가 그에 맞춰 움직인다. 이 기술은 루게릭병이나 척수 손상으로 신체 기능이 제한된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기존에 눈의 움직임이나 시선으로 명령을 내리던 방식보다 훨씬 정교하고 빠르며, 환자 스스로 생각만으로 외부 세계와 소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료적 성과의 이면에는 여전히 풀리지 않은 우려가 존재한다. 뉴럴링크는 동물 실험 과정에서 과도한 실험으로 인한 윤리 논란을 겪었으며, 뇌 조직에 삽입되는 전극이 장기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안정성 검증도 충분하지 않다. 더욱 근본적인 문제는 데이터의 ‘주체’가 누구냐는 질문이다. 인간의 뇌에서 나온 신호가 데이터로 저장되고 분석된다면, 그 데이터의 소유권은 누구에게 있을까? 우리의 생각과 기억, 감정이 ‘정보’로 수집되는 순간, 인간의 정체성은 기술 기업의 서버로 흡수될지도 모른다. 윤리학자들은 뇌 데이터의 상업적 이용을 가장 큰 위험으로 본다. 이미 일부 IT 기업은 사용자의 행동 데이터를 광고에 활용해 막대한 수익을 얻고 있다. 만약 뉴럴링크와 같은 기술이 상용화된다면, 기업은 ‘생각의 패턴’조차 상품으로 전환할 수 있다. 뇌가 더 이상 개인의 내면이 아니라 기업의 데이터 자산이 되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전문가들은 “기술의 속도보다 윤리와 법의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경고한다. 현재 대부분의 국가는 뇌-컴퓨터 인터페이스에 대한 법적 규제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 기술이 인간보다 앞서 나가고, 사회는 그 뒤를 쫓는 형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뉴럴링크는 분명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 마비 환자가 의사 표현을 되찾는다는 것은 기술이 인간의 한계를 보완하는 방식으로 쓰일 수 있음을 증명한다. 하지만 그 경계는 ‘보완’과 ‘대체’ 사이에 있다. 기술이 인간의 자유와 존엄을 확장하는 도구가 될지, 혹은 인간의 통제력을 빼앗는 도구가 될지는 지금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다.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은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기술이 다루는 ‘인간’이다. 인간의 뇌는 단순한 정보의 저장소가 아니라 감정과 경험, 기억이 살아 숨 쉬는 존재다. 기술은 그 신성함을 침범해서는 안 된다. 뇌를 연결하는 선이 우리를 자유롭게 할 수도, 속박할 수도 있다면, 지금 필요한 것은 속도의 경쟁이 아니라 방향에 대한 성찰이다. AI와 뉴럴링크가 그리는 미래는 분명 흥미롭다. 하지만 발전 속도에 도취되기보다, 그 기술이 ‘누구를 위한 것인가’를 묻는 사회적 합의가 먼저 마련되어야 한다. 인간이 기술의 부속품이 아니라, 여전히 기술의 주인이기 위해서 말이다.
    오지우 기자 2025-11-06
  • 108
    편리함의 그림자, ‘사람 없는 사회’가 남긴 공허함
    ▲ 무인카페 커피머신   도심 곳곳에서 더 이상 점원을 찾기 어려워졌다. 무인 카페, 무인 편의점, 그리고 무인 세탁소까지. 이제 사람 없이도 하루 24시간 운영되는 시스템은 당연한 일상이 되었다. AI 기술과 자동화 시스템은 빠르고 효율적이다. 계산은 신속하고, 주문은 정확하며, 인건비 부담도 줄어든다. 겉보기엔 모두가 이득을 보는 구조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 속을 들여다보면, ‘사람 없는 사회’의 편리함 아래에 쌓여가는 불편과 피로감은 분명 존재한다. 최근 많이 설치되고 있는 무인 매장은 표면적으로는 깨끗하고 세련돼 보였지만, 섬세한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는 곳이 많다. 심지어 우리대학에 위치한 ‘카페룬’ 무인 매장도 커피 머신 옆에는 닦이지 않은 얼룩이 그대로 남아 있고, 바닥에는 떨어진 얼음과 휴지가 굳은 채로 방치돼 있다. 누구에게 말할 수도, 도움을 청할 수도 없었다. 직원이 있는 매장에서라면 즉시 해결될 사소한 일들이, 무인 매장에서는 오랜 불편함으로 남는다. 더 큰 문제는 이 공간을 관리하는 ‘책임자’가 불분명하다는 점이다. 기계가 사람을 대신한다는 명분 아래, 결국 청결과 관리의 공백이 생긴다. 무인 시스템의 가장 큰 장점은 인건비 절감이다. 하지만 그 인건비 속에는 ‘사람의 역할’이 포함되어 있었다. 계산을 돕던 아르바이트생, 고객의 불편을 바로잡던 점원, 웃으며 인사를 건네던 직원. 이들은 단순히 노동자가 아니라, 공간의 온기를 유지하는 존재였다. 그들이 사라진 자리에는 효율이 남았지만, 온기는 사라졌다. 특히 무인 카페의 경우, 일부 이용자들이 몇 시간씩 자리를 차지하거나 음식물을 치우지 않고 떠나는 사례가 빈번하다. ‘관리자 부재’가 만들어낸 무질서다. 기술은 중립적이지 않다. AI와 자동화는 인간의 손을 돕는 도구로 쓰일 때 가치가 있지만, 인간을 대체하는 수단으로 쓰일 때는 그 가치를 잃는다. 무인 시스템이 확산되면서 가장 먼저 불편을 겪는 사람들은 노인과 장애인들이다. 키오스크를 마주한 이들이 주문을 포기하고 돌아서는 장면은 이제 낯설지 않다. “기계 앞에서 사람처럼 대우받지 못하는 느낌”이라는 말은 기술이 만든 또 다른 벽을 보여준다. 기술의 발전이 인간의 존엄을 가리는 순간, 그것은 진보가 아니라 퇴보다. 물론 기술의 발전을 저해할 수는 없다. 문제는 ‘무분별한 사용’이다. 특히 인간의 손길이 직접 닿는 서비스 영역인 음식, 미용, 의료 등에서는 AI와 무인화의 도입이 신중해야 한다. 위생과 안전, 그리고 감정적인 교감이 필요한 분야에서까지 사람을 완전히 배제한다면, 우리는 결국 불편함을 더 큰 비용으로 되돌려받게 될 것이다. 섬세함이 필요한 자리에는 여전히 사람이 있어야 한다. AI는 인간을 대신하기 위한 존재가 아니라, 인간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존재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 ‘얼마나 빠르게 처리하느냐’만을 기술 발전의 기준으로 삼고 있다. 속도와 효율에 가려진 질문인 “사람은 어디에 있는가?”를 다시 꺼내야 한다. 인간의 손이 닿지 않는 편리함은 결국 비인간적인 사회를 만든다. 사람 없이도 돌아가는 세상이 아니라, 사람을 잃지 않고도 발전하는 사회를 만드는 것. 그것이 우리가 기술과 공존해야 할 진짜 이유다.
    오지우 기자 2025-11-06
  • 107
    검찰 개혁, 균형의 시작일까
    ▲ 출처: 픽사베이    문재인 정부는 정권 출범 전부터 검찰 개혁을 대선 공약으로 제시했고 정권 초기부터 국정 과제로서 검찰 개혁을 거론했다. 이를 위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검경 수사권 조정, 중대범죄수사청 신설 등을 추진했으며, 최종적으로는 검찰청을 해체해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이하 검수완박)을 이루어내 기소만 전담하는 공소청(국가기소청)으로 격하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윤석열 정부는 ‘검수완박’으로 축소된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를 넓히는 ‘검수원복’(검찰 수사권 원상 복구)을 했다. 그리고 2025년 9월 16일, 이재명 정부의 국정운영 계획안이 확정됐다. 이는 정치사회, 남북관계, 외교, 국방, 경제발전, 균형발전 등 다양한 분야가 있다. 특히, 검찰 · 경찰 · 감사원 등에 해당하는 검찰개혁안이 있다. 이는 2026년 10월부터 시행된다. 검찰 개혁은 검찰청 폐지, 공소청 신설, 중대범죄수사청(이하 중수청) 신설, 국가수사위원회(이하 국수위) 설치 등이 포함된다. 기존 검찰의 권한을 분산하기 위해 78년 만에 대검찰청과 각 지방검찰청 등 기존 검찰 조직을 해체한다. 검사직은 유지되지만 검찰 소속이 아니다. 검찰 기능 중 기소는 법무부 산하 공소청에, 수사는 행정안전부 산하 중대범죄수사청으로 분리가 된다. 대부분의 검사는 공소청으로 자리를 옮기게 되지만, 일부는 중수청으로 이동할 수 있다. 검찰총장은 공소청장으로 보임될 예정이다. 법무부 산하에 새로 설치되는 기구인 공소청은 기소, 공소유지, 영장 청구 등을 전담한다. 중수청은 행정안전부 소속 독립 수사 기관으로 중수청 소속 부처는 수사 사무를 총괄하는 법무부 산하에 둬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지만, 권력기관의 견제를 명분으로 행안부 소속이 확정됐다. 이는 검사는 없고 수사관을 중심으로 조직이 운영된다. 8대 중대범죄 수사인 부패, 경제, 공직자, 선거, 방위사업, 대형참사, 내란, 외환, 마약과 관련된 범죄 수사가 가능하다. 국수위는 국무총리 직속 기구로 중수청, 경찰, 공수처 간의 조정, 감독, 인권심의의 역할을 한다. 이는 수사 권한 충돌을 조정하거나 불기소 및 이의 제기 심사도 가능하다. 수사와 기소를 분리해 권한이 검찰청에 집중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고 견제도 가능하다. 그리고 검찰의 정치적 간섭에서 벗어나 공정한 수사와 기소가 가능해질 것이다. 또한, 공소청과 중수청으로 분리해 수사 전문성을 높일 수 있다. 검찰 개혁 공청회에서는 위헌 여부, 수사권과 기소권의 분리에 대한 쟁점이 있었다. 야당은 검찰총장이라는 명칭을 바꾸는 것은 위헌이며 그대로 남아있는 공수처는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여당은 검찰총장은 헌법기관이 아니라 법률로 명칭 변경이 가능하며 검찰의 권력 집중을 막는 것이 필요하다는 태도다. 정치권 관계자에 따르면 “여권은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 남용으로 인한 피해사례와 통계를 들어 폐지에 힘을 실을 방침”이라며 “야권은 검찰의 보완수사권 등 기존 검찰개혁안에 반발하며 검찰의 의견을 끌어낼 것”이라고 국정감사에서 나올 주장을 내다봤다. 하지만 수사기관과 기소기관이 분리되면 증거 수집과 공소 유지에 어려움이 생긴다. 영국의 경우 1985년 법률 개정으로 왕립 공소청을 신설해 수사와 기소를 분리했다. 이는 수사 단계에서 객관성과 독립성을 강화했고 기소 결정의 공정성을 높인다. 하지만 수사관과 공소관 사이 의사소통 부족 문제가 있다. 이로 인한 불신과 비효율 등이 나타나 개선이 필요했다. 이는 여러 수사기관이 병존함에 따라 불필요한 중복이 발생했다. 정보공유 부족이나 업무 분담의 명확성과 일관성 부족 등도 나타났다. 헌법 8조 4항의 ‘민주적 기본 질서’가 헌법의 근본 가치로 삼권 분립과 사법부의 독립이 핵심이다. 삼권인 입법·행정·사법권은 동등한 지위에 놓여야 국가가 균형적으로 운영된다. 검찰 개혁은 단순히 기관의 권한을 줄이고 늘리는 것이 아니다. 이는 78년 만에 대한민국 형사사법 체계의 근간을 바꾸는 일이며 민주주의와 인권 보장의 수준을 높이는 중대한 과제이다. 공정성과 객관성을 추구하는 바탕에서 수사의 지나친 지연과 효율 저하를 방지해야 한다. 피해자 보호 측면에서 2차 피해 방지를 위한 심리적 지원을 체계적으로 확립해야 한다. 또한, 개인 정보를 제외한 주요 수사 및 기소 결정 과정의 이유를 공개하는 제도화를 통해 조직의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 앞으로 올바른 국정과제로 자리 잡아 국민을 위한 대한민국의 사법 정의와 민주주의가 한 걸음 더 전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정희진 기자 2025-10-14
  • 106
    또 다른 코로나? 치료제 없는 니파바이러스
    ▲ 출처: 픽사베이   2025년 9월 8일, 니파바이러스가 제1급 감염병으로 지정되었다. 니파바이러스는 인수공통감염병으로, 1998년 말레이시아 돼지 농장에서 처음 발견되었다. 발견 당시에도 105명이 사망하며 치명적인 바이러스로 분류되었다. 이는 과일박쥐와 돼지 등이 매개가 된다. 직·간접적으로 접촉하게 되는 경우나 오염된 식품의 섭취, 환자와 밀접 접촉 시 전파되는 특성이 있다. 실제로 방글라데시에서는 과일박쥐가 접촉한 대추야자를 섭취하며 감염된 사례도 있다. 니파 바이러스는 초기에는 기침과 발열을 동반하며 감기와 유사한 증상을 보인다. 그러나 뇌염까지 진행될 경우 최대 치사율이 75%까지 달한다. 박쥐가 매개가 된다는 점과, 빠른 전파력은 코로나와 비슷하다고 알려져 있으나, 니파바이러스는 코로나와 달리 백신과 치료제가 없어 더욱 치명적이다. 니파 바이러스는 평균 14일의 잠복기를 거쳐 증상이 발현된다. 감염 초기에는 발열, 근육통, 식욕부진, 두통 등이 동반된다. 이후 바이러스가 뇌까지 감염되면 현기증이나 의식 저하 등의 증상이 추가로 발생하며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특히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 필리핀, 방글라데시 등 과일박쥐의 서식 구역에 속하는 아시아 국가들에서 주로 발견된다. 발생 지역에는 가급적 방문을 하지않고, 방역에 힘쓰는 등 해외여행 시 위생에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현재는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어, 예방만이 바이러스로부터 안전을 지키는 유일한 방법이다. 귀가 시 향균비누로 30초 이상 충분하게 손을 씻고, 씻지 않은 손으로는 얼굴이나 신체 부위를 만지지 않아야 한다. 또한 발생 국가나 지역을 방문할 때는 과일박쥐나 돼지 등 야생동물과의 직접 접촉을 피하고, 야생동물이 주로 섭취하는 생 대추야자나 관련 음료, 바닥에 떨어진 과일은 먹지 않아야 한다. 특히 환자와 접촉할 경우 혈액이나 체액 등을 통해 감염될 가능성이 있기에 유의해야 한다. 질병관리청장 임승관은 “니파바이러스는 해외에서 발생하는 감염병입니다. 해외여행으로 유입이 늘고 있습니다. 향후 국내 유입으로 인한 추가적인 피해를 대비하기 위해 전세계의 발생 상황을 면밀히 살피고, 감염병 관리 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중점검역관리지역과 검역관리지역을 지정하고 시행하는 등 대비해야 합니다.”라는 향후 계획을 밝혔다. 해외여행 예정자는 ‘여행건강오피셜’을 통해 중점검역관리지역을 확인할 수 있다. 사이트 방문 시 동물 인플루엔자 인체 감염증 발생 지역인 미국의 워싱턴 주와 갤리포니아 주, 에볼라 바이러스 발생 지역인 콩고민주공화국 등 세계지도에 지역과 감염병이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이를 토대로 검역관리지역으로 지정된 국가와 지역을 확인하고, 예방 수칙과 여행 건강 가이드 영상을 시청할 수 있다. 질병관리청은 해외 방문 후 귀국 시 건강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검역 정보 사전입력시스템인 Q-CODE(건강상태질문서)를 구축했다. 중점검역관리지역을 방문했다면 귀국 시 Q-CODE를 필수적으로 제출해야한다. 니파 바이러스 외에도 해외 방문 시 개인 위생·면역 관리를 통해 호흡기 질환이나 면역질환에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해외여행 시에도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길 바란다. 
    최수현 기자 2025-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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