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픽사베이
VPN은 대부분이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서비스다. VPN은 Virtual Private Network의 약자로 가상 인터넷 사설망을 의미한다. 사용자의 기기와 인터넷 사이에 중간 역할을 하는 VPN 서버를 거쳐 데이터를 암호화하고 전달하는 기술이다. VPN은 원래 기업의 정보 유출을 방지하기 위한 기술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활동이 급증하면서 일반 인터넷 이용자들에게도 널리 알려졌고, 빠르게 대중화됐다.
영국의 여론조사기관 YouGov의 조사에 따르면 VPN이 무엇의 약자인지 알고 있다고 답한 사람은 58%에 그쳤다. 또, 국제 보안 학회인 USENIX Security 연구에서는 많은 이용자가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사용하지만, VPN이 실제 무엇을 보호하고 무엇을 보호하지 못하는지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VPN 이용은 늘고 있지만, 서비스에 대한 이용자들의 이해는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VPN을 이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VPN은 일상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된다. 공공 와이파이에서 개인정보를 보호하거나, 국내에서 해외 콘텐츠를 이용하거나, 국가별로 제한된 웹사이트와 서비스에 접속하는 등 이용자의 안전과 편의성을 높여주고 있다. 반면 VPN은 랜섬웨어 공격이나 데이터 탈취 등 사이버 범죄에서 익명성을 확보하는 수단으로 악용된 사례도 존재한다. 실제로 2026년 유럽형사경찰기구(Europol)는 랜섬웨어 공격과 데이터 탈취 등에 이용된 VPN 서비스 'FirstVPN'을 국제 공조를 통해 폐쇄했다. 이는 VPN 기술 자체보다 일부 사업자가 범죄 조직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며 기술을 악용한 사례로 평가된다.
이처럼 순기능과 역기능이 공존하는 가운데, 미국 연구진의 USENIX Security Symposium 2025 연구에 따르면 유튜브 VPN 광고를 자주 접한 이용자일수록 VPN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는 높았지만, 온라인 위협에 대한 인식 역시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진은 VPN 광고가 이용자의 기술적 이해보다 위협에 대한 감정적 인식에 더 큰 영향을 줄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VPN 광고가 기술적 설명보다 이용자의 불안 심리에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실제로 VPN 업체들은 사이버 공격과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불안감을 강조하는 방식의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이처럼 VPN에 관해 관심이 커지는 배경에는 이용자들의 보안 불안이 큰 영향을 미쳤다. 국내에서는 주요 통신사에서 해킹, 개인정보 유출, 보안사고 사례가 잇따르며 통신사(ISP) 자체의 소비자 신뢰도가 크게 하락했다. 이러한 통신사 불신은 결국 VPN 이용으로 이어지며 국내 VPN 사용률이 증가했다는 분석도 존재한다.
VPN은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유용한 기술이지만, 그 가치가 점차 비용을 들여야만 누릴 수 있는 서비스로 바뀐다면 인터넷 이용 환경에도 새로운 격차가 생길 수 있다. VPN이 이용자의 권리를 보장하는 도구로 남기 위해서는 기술뿐 아니라 투명한 정보 제공과 올바른 이용 문화가 함께 뒷받침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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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서영기자(dustmqfyd@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