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친코』는 어떻게 세상에 나오게 되었나.

등록 : 2025-03-19

권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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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우리를 저버렸지만, 그래도 상관없다.”로 시작하는『파친코』는 일제강점기, 역사가 저버린 서민들의 삶을 시작으로 재일교포가 받는 차별을 담아낸다. 역사는 일제강점기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남겼지만, 주인공 선자처럼 평범한 서민들의 삶은 남겨놓지 않았다. 그래서 재일 교포가 어떤 차별을 받는지, 일제강점기의 서민들이 어떤 고난을 겪었는지 모른다. 이민진 작가는 역사가 저버린 이들의 삶을 이야기한다.

한국과 일본을 배경으로 20세기 초부터 1980년대까지 이어지는 재일조선인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다. 어촌의 가난한 소녀 선자는 고향에서 부유한 상인 한수를 만난다. 선자는 어촌과 어울리지 않는 신사라고 생각한다. 위험에 빠진 선자를 구해 준 한수는 선자에게 호감을 표하고, 두 사람은 연인이 된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선자는 한수의 아이를 갖게 된다. 그러나 한수가 이미 기혼자임을 알게 되고, 선자는 절망에 빠진다. 하지만 이를 알게 된 목사 이삭이 선자를 거두며 둘은 결혼해 일본으로 이주한다. 일본에서의 삶은 가난과 차별로 고통스러웠지만, 가족은 생존을 위해 노력한다. 선자의 아들 노아와 모자수는 각자 다른 방식으로 정체성과 차별에 맞선다. 노아는 일본 사회에 적응하려 노력하지만, 실패로 끝이 난다. 반면 모자수는 파친코 사업을 통해 경제적 성공을 이루지만 내면의 갈등은 지속된다. 세대를 이어가며 가족은 정체성과 생존의 문제를 마주하며 계속 나아간다.

이민진 작가는 19681111일 서울특별시에서 태어났다. 이민진 작가의 아버지는 전쟁으로 인한 트라우마와 자식에게 자신이 겪은 고난을 물려주지 않기 위해 미국행을 선택했다. 한국계 1.5세인 이민진 작가가 재일 교포의 존재를 처음 접한 것은 대학생이었던 1989년이었다. 일본에서 재일 교포를 만났던 개신교 선교사의 강연을 들은 것이 계기가 되었다. 상승 욕구가 강한 재미교포들과 달리 많은 재일 교포가 일본에서 사회적, 경제적 차별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민진 작가는 그때부터 재일 교포에 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파친코는 일본의 대표적인 사행산업이다. 재일 교포는 이런 직종이 아니고서야 직업을 얻을 수 없었다. 소설의 제목인 동시에 재일 교포가 겪는 문제점을 보여준다. 『파친코』는 이민자이기 때문에 겪었던 불합리한 일들과 이민자가 겪은 정체성의 혼돈을 세세하게 풀어낸다. 또한 현대 사회에서도 여전히 중요한 문제인 이주민, 정체성, 소수자 차별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제공하며 관련 문제에 대해 생각할 기회가 주어진다. 『파친코』는 이러한 소수성이 누구에게나 존재하며, 그로 인한 차별을 겪게 될 시 부딪히게 될 문제들을 선자와 선자의 가족들을 통해 보여준다. 그렇기에 우리는 작품에서 끊임없이 이야기하는 소수자가 겪는 차별에 관해 생각해 보아야 한다.

 
사진출처: Apple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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