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2월 6일 정부는 의대 증원 규모를 발표했다. 이는 1998년 이후 27년 만에 증원이 결정되는 것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21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의사 수는 한의사를 포함해 약 13만 2,500명으로 과거에 비하면 많이 늘어난 숫자지만, 우리 국민의 의료 수요를 감당하기엔 부족하다. 현재 의료 서비스 이용량이 전국 평균의 50%에 못 미치는 지역들을 전국 평균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약 5,000명이 필요하다. 그리고 필수 의료인 고위험, 고난도, 당직 및 건강보험 위주의 치료는 줄어들었다. 이는 장시간 근로로 인한 번 아웃이 일상화되고 높은 의료사고 부담 등이 이유이다. 반면 비필수 의료인 비급여 및 미용 의료 시장이 확대되어 불균형적인 의료생태계를 초래하고 있다. 또한, 병의원 간 무한경쟁 구조가 지속돼 지역의료의 역량 저하 및 운영난이 심화되고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의사 수 확대와 필수의료 강화를 위한 4대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를 발표했다. 내용은 의료 인력 확충, 병의원 간 역할 정립 및 네트워크 강화, 의료사고 특례법 체계 도입, 비급여 및 미용 의료 관리체계를 확립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사회 전반의 의사 수요를 맞추며 일자리를 확대하고 지역의료 강화 및 안정적인 진료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하지만 의사계는 파업하며 반대하는 입장이다. 그 이유는 의사 수 확대로 인해 의사가 남아돈다는 문제가 생긴다는 것이다. 또한, 의대 정원이 증가가 될 경우, 교육의 질이 악화될 것을 우려한다는 점이다. 현재 의대생은 집단 휴학을 하고 병원에서는 전공의가 파업이나 상위 5대 병원은 무기한 휴진하고 있다.
소비자시민모임과 한국YWCA연합회는 전국 성인 1, 000명을 대상으로 의료 공백 사태에 대한 온라인 설문을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27.4%가 의료 공백 사태 이후 의료 기관을 이용할 때 어려움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또한, 불편한 점은 39.7%의 ‘병원 예약 연기’와 34.9%의 ‘병원 진료 예약을 하기 어렵다.’ 등 예약 문제가 74.6%를 차지했다. 이 외에도 진료 대기 시간, 예약 취소, 수술 연기 등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암 환자들의 피해가 크다. 한국암환자권익협의회가 발표한 '의료 공백으로 발생한 피해사례 2차 조사'에 따르면 췌장암 환자 10명 중 6~7명이 정상적인 진료를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입원하는 날짜나 항암치료가 지연됨으로써 환자들은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불안에 떨며 살아가고 있다.
정부와 의료계의 의견 차이로 인한 의료 공백은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이로 말미암아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듯 시간이 지날수록 환자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또한, 둘의 싸움은 날이 지날수록 목적과 방향을 잃어버리고 시간만 허비하게 될 뿐이다. 더 이상 환자가 피해를 보지 않도록 이제는 신속하게 결론이 나와야 할 때이다.
사진 출처 : 픽사베이
정직하고 열정적으로 소식을 전달하는 정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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