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1텀블러”, 환경을 위한 선언

등록 : 2025-07-10

오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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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픽사베이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한 대한민국. 국가 단위의 탄소 감축 정책이 잇따라 발표되고 있지만, 기후 위기의 시계는 여전히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주목받는 움직임은 거창한 기술이나 투자가 아닌, 일상 속 작고 반복적인 실천이다. 바로 텀블러 사용이다. 텀블러는 단순한 개인 물품이 아니다. 현재 그것은 소비자가 환경에 어떤 감수성을 가지고 있는지를 드러내는 윤리적 선언이자 가치소비의 상징이 되고 있다. 환경부가 2023년 발표한 「1회용컵 보증금제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개인 컵 사용은 2019년 대비 42% 이상 증가했다. 이처럼 일상의 습관이 사회적 흐름으로 확장되면서, ‘11텀블러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이 질문은 피해갈 수 없다. 텀블러 하나를 실제로 얼마나 오래 써야 1회용 컵보다 친환경적일까? 국제 환경 컨설팅 기관 Carbon Trust2021년 연구에 따르면, 스테인리스 텀블러는 최소 15, 유리 텀블러는 약 10회 이상 사용해야 1회용 종이컵보다 탄소 배출량이 낮다. , 텀블러를 매년 새로 구입한다면 오히려 환경에 더 해로운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텀블러 사용은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서울시의 「2023 환경실천 실태조사」에 따르면, 텀블러를 소유한 시민 중 주 4회 이상 사용하는 비율은 30% 미만이다. 사용자의 가장 큰 장애 요인은 들고 다니기 불편함”, “세척의 번거로움등이었다. 다시 말해, 의식은 있지만 실천의 지속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20226, 환경부는 전국 매장에서 1회용 컵 보증금제를 도입했다. 스타벅스를 비롯한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들은 개인 컵을 사용하는 고객에게 300원 안팎의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다회용 컵 회수 제도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이처럼 정책과 시장이 협업하여 플라스틱 소비를 줄이는 구조를 마련하고 있지만, 효과는 아직 미비하다.

텀블러는 도구이자 태도이다. 어떤 물건을, 어떤 방식으로 소비할지를 고민하는 것 자체가 이미 사회적 메시지를 품고 있다.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 문화를 실천하는 이들 사이에서 텀블러는 단지 환경 보호 수단이 아닌, ‘생활 속 정치로 해석된다. 또한 일각에서는 지나치게 개인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문화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생산, 유통, 폐기물 정책이 그대로인 상황에서 개인에게 환경 의무를 강조하는 것은 구조적 한계를 외면한 접근이라는 지적이다.

따라서 텀블러 사용 캠페인은 정책적 후속 설계와 기업의 책임 강화까지 포괄하는 방식으로 진화할 필요가 있다. 한 카페 브랜드는 최근 매장 내에 텀블러 대여소를 설치해, 고객이 개인컵 없이도 일회용 컵을 사용하지 않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처럼 시스템 자체를 바꾸는 시도가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

플라스틱은 단지 쓰레기가 아니다. 그것은 탄소 배출, 생태계 파괴와 직결된다. 일회용 컵 하나를 줄이는 일은 그 자체로 전 지구적 문제에 반응하는 첫 걸음이 될 수 있다. 2025년 현재, 기후위기는 더 이상 미래의 위협이 아니다. 이미 도래한 현실 속에서, 텀블러는 우리가 당면한 위기를 마주하는 가장 작은 실천이자 구체적인 선언일 수 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완벽한 친환경이 아니라, ‘불완전하지만 반복되는 실천이다. 11텀블러, 그것이 지구를 위한 습관이 될 수 있는가. 답은 우리의 손에 달려 있다.

 

참되고 바른 언론인의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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