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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
    상상이 현실로… BCI 기술의 현재와 미래
    ▲ 출처: 픽사베이   세상에는 선천적으로나 후천적으로 고칠 수 없는 병들이 존재한다. 이를 불치병이라 하며 대표적으로는 마비 환자들이 있다. 마비는 신경계에 문제가 생겨서 몸의 일부 또는 전체를 제대로 움직일 수 없게 되는 상태로 원인은 다양하다. 이에 따라 증상의 범위와 심각성도 달라지며 전신 마비, 부분 마비, 반신 마비 등이 있다. 보통 사고나 외상으로 인한 척수 손상, 뇌의 운동 담당 부분 손상, 약물이나 독성 물질, 유전적 요인 등이 원인이다. 이처럼 환자들은 몸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어 일상생활을 영위하기 어려운 상황에 부닥쳐 있다. 하지만 기술이 발전돼 마비 환자들에게도 자신이 생각한 대로 몸을 움직일 수 있는 BCI 기술이 나왔다. BCI 기술은 ‘뇌-컴퓨터 인터페이스’란 뜻으로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여 신호를 전달하는 인터페이스이다. 즉, 뇌에서 발생하는 전기적 신호를 감지한 후 외부 장치나 기계에 전달함으로써 뇌로 생각한 것을 외부에서 실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BCI 기술은 침습형과 비침습형으로 나뉜다. 비침습형 BCI는 피부를 관통하거나 절개하지 않고 뇌파를 읽는 기계를 장착하여 외부에서 간접적으로 신호를 측정하는 방식이다. 현재 연구용 장비나 간단한 게임 도구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침습형 BCI는 두피를 뚫고 직접 뇌 안에 전극을 삽입하여 신호를 측정한다. 이는 신체 마비 환자 재활이나 신경 질환 치료와 같은 의료적 목적으로 연구하는 중이다. 일론머스크가 이끄는 BCI 스타트업 뉴럴링크는 영국에서 처음으로 BCI 임플란트 이식 수술에 성공해 BCI 칩을 이식한 실험 결과를 담은 논문을 처음으로 학술지에 게재한다. 하지만 BCI는 이번에 처음 언급되는 것은 아니다. 1998년 미국 신경과학자인 필립케네디가 뇌에 미세전극을 심어 인간의 생각으로 컴퓨터 커서를 움직이는 데 성공했고, 2004년에는 존 도너휴 교수가 브레인게이트 칩을 개발해 마비 환자가 이메일을 보내고 로봇팔을 작동하게 만드는 실험이 있었다.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뉴럴링크는 2021년에 이미 원숭이 뇌에 칩을 이식해 원숭이가 몸을 움직이지 않고도 생각만으로 탁구 게임을 하는 모습을 시연한 적이 있다. BCI 기술은 생각하는 대로 움직일 수 있다. 움직일 수 없거나 말하지 못했던 환자도 생각만으로 로봇 팔을 움직이거나 컴퓨터 화면을 이용해 가족과 소통하게 된다. 하지만 뇌 데이터 해킹이나 유출을 당할 수 있는 윤리적인 문제가 있다. 또한, 확실히 안정성이 보장되지는 않았다. 이는 앞으로 전문가들이 풀어나가야 할 숙제이다. 그럼에도 BCI 기술은 분명히 많은 불치병 환자에게 새로운 희망을 줄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일반 사람들에게도 더 색다른 학습이나 게임 등의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점차 정교해질 BCI 기술이 긍정적으로 활용되길 바란다.
    정희진 기자 2025-11-07
  • 5
    ‘생각으로 기계를 움직이는 시대’, 뉴럴링크가 여는 미래와 경계
    ▲ 출처: 픽사베이   “생각만으로 스마트폰을 조작할 수 있다면?” 한때 공상과학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이 상상이 점차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뉴럴링크(Neuralink)’는 인간의 뇌와 컴퓨터를 직접 연결하는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기술을 통해, 신체가 마비된 사람도 생각만으로 기기를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실험을 진행 중이다. 지난 2024년, 뉴럴링크는 인간 대상 첫 임상시험을 승인받았고, 세계는 ‘기술이 인간의 신경계를 해석하는 시대’의 문턱에 서게 되었다. 뉴럴링크의 핵심은 뇌 속에 초소형 칩을 삽입하고, 이 칩이 신경세포의 전기 신호를 실시간으로 수집·해석해 컴퓨터로 전송하는 데 있다. 이 과정에서 사용자의 ‘의도’가 전자신호로 바뀌고, 로봇팔이나 컴퓨터 커서가 그에 맞춰 움직인다. 이 기술은 루게릭병이나 척수 손상으로 신체 기능이 제한된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기존에 눈의 움직임이나 시선으로 명령을 내리던 방식보다 훨씬 정교하고 빠르며, 환자 스스로 생각만으로 외부 세계와 소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료적 성과의 이면에는 여전히 풀리지 않은 우려가 존재한다. 뉴럴링크는 동물 실험 과정에서 과도한 실험으로 인한 윤리 논란을 겪었으며, 뇌 조직에 삽입되는 전극이 장기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안정성 검증도 충분하지 않다. 더욱 근본적인 문제는 데이터의 ‘주체’가 누구냐는 질문이다. 인간의 뇌에서 나온 신호가 데이터로 저장되고 분석된다면, 그 데이터의 소유권은 누구에게 있을까? 우리의 생각과 기억, 감정이 ‘정보’로 수집되는 순간, 인간의 정체성은 기술 기업의 서버로 흡수될지도 모른다. 윤리학자들은 뇌 데이터의 상업적 이용을 가장 큰 위험으로 본다. 이미 일부 IT 기업은 사용자의 행동 데이터를 광고에 활용해 막대한 수익을 얻고 있다. 만약 뉴럴링크와 같은 기술이 상용화된다면, 기업은 ‘생각의 패턴’조차 상품으로 전환할 수 있다. 뇌가 더 이상 개인의 내면이 아니라 기업의 데이터 자산이 되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전문가들은 “기술의 속도보다 윤리와 법의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경고한다. 현재 대부분의 국가는 뇌-컴퓨터 인터페이스에 대한 법적 규제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 기술이 인간보다 앞서 나가고, 사회는 그 뒤를 쫓는 형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뉴럴링크는 분명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 마비 환자가 의사 표현을 되찾는다는 것은 기술이 인간의 한계를 보완하는 방식으로 쓰일 수 있음을 증명한다. 하지만 그 경계는 ‘보완’과 ‘대체’ 사이에 있다. 기술이 인간의 자유와 존엄을 확장하는 도구가 될지, 혹은 인간의 통제력을 빼앗는 도구가 될지는 지금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다.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은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기술이 다루는 ‘인간’이다. 인간의 뇌는 단순한 정보의 저장소가 아니라 감정과 경험, 기억이 살아 숨 쉬는 존재다. 기술은 그 신성함을 침범해서는 안 된다. 뇌를 연결하는 선이 우리를 자유롭게 할 수도, 속박할 수도 있다면, 지금 필요한 것은 속도의 경쟁이 아니라 방향에 대한 성찰이다. AI와 뉴럴링크가 그리는 미래는 분명 흥미롭다. 하지만 발전 속도에 도취되기보다, 그 기술이 ‘누구를 위한 것인가’를 묻는 사회적 합의가 먼저 마련되어야 한다. 인간이 기술의 부속품이 아니라, 여전히 기술의 주인이기 위해서 말이다.
    오지우 기자 2025-11-06
  • 4
    다크팩토리의 시작
    ▲ 출처 : 픽사베이   4차 산업혁명 시대 속에서 자동화 기술은 산업 전반에 큰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다크팩토리는 사람 없이 운영되는 산업장을 의미한다. 작업장의 조명조차 필요하지 않기에 어둠을 의미하는 ‘다크’와 공장을 의미하는 ‘팩토리’가 합쳐져 '다크팩토리'로 불리운다. 이는 인간의 개입 없이 공장이 스스로 운영되는 것으로 새로운 제조업의 미래로 주목받고 있다. 생산 효율성과 비용 절감, 인적 오류의 최소화 등 장점이 있다. 이미 세계 각국에서 시행 중이다. 일본의 ‘화낙(FANUC)’은 산업용 로봇 제조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업으로, 자사의 공장에서 24시간 사람 없이 로봇이 로봇을 만드는 자동화 시스템을 구현하고 있다. 이 공장은 30일 동안 무인 상태로 운영될 수 있을 정도로 높은 기술력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완전 자동화 공정은 생산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인건비 절감과 제품의 품질 유지에 도움을 준다. 중국도 다크팩토리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24년 스마트폰 제조업체 샤오미는 베이징 창핑에 차세대 스마트폰 제조 공장을 열었다. 이는 샤오미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만드는 공장으로 지능형 로봇이 대부분 작업을 24시간 내내 처리해 1초에 1대씩 완성품을 내놓는다. 자체 개발한 스마트 제어 시스템을 통해 인쇄회로기판(PCB) 조립, 부품 검사, 최종 테스트까지 모든 과정을 자동화했다. 이 외에도 전기차 제조업체 비야디(BYD)의 시안 공장은 로봇 핸들링 시스템과 무인운반차(AGV) 등을 활용해 용접과 도장, 배터리 팩 조립 등 생산 공정의 97%를 자동화했다. 이에 맞춰 산업용 로봇의 수출입도 활발해지고 있다. '중국경제고품질발전성과' 간담회에서 중국 세관은 2024년 산업용 로봇 수출량이 45.2% 증가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11년 연속 글로벌 최대 산업 로봇 시장이며, 산업용 로봇 설치량이 전 세계의 50%를 넘는 실적을 기록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스마트 팩토리 보급 사업’을 통해 중소기업의 자동화 수준을 끌어올리고 있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 중심으로 고도화된 자동화 라인이 운영되고 있으나 다크팩토리는 드물다. 현대자동차는 미국 조지아주에 있는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공장에서 로봇을 활용한 품질 검수를 본격화했다. 로봇이 차 문을 조립하며 단차를 줄이고,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로봇 개 ‘스팟(SPOT)’이 용접 부위 등을 점검하며 합격 여부를 자동으로 판별한다. 하지만 한국의 '디지털 변환(DX) 전략 수립을 위한 전략회의'에서 스마트 팩토리에서 다크팩토리를 지향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크팩토리는 단순한 공정 자동화를 넘어 인공지능과 자율 시스템이 융합된 제조업의 미래이다.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술 개발과 인프라 구축이 필수적이며, 우리나라도 현재 해외로 K-로봇을 많이 수주하고 있다. 하지만 많은 선제적인 개발과 투자를 통해 사람들의 노동을 줄이고 편리한 삶을 살 수 있는 국가가 되기위한 노력은 멈추지 않아야할 것이다. 적극적으로 AI 시대를 이끌어가는 나라가 되길 바란다.
    정희진 기자 2025-07-13
  • 3
    우주 자원, 누구의 것인가. “달에 깃발을 꽂는 것이, 소유를 의미하진 않는다”
    ▲ 출처: 픽사베이   2020년, 미국 NASA는 아르테미스 계획을 통해 달 표면에 인간을 다시 보내겠다는 야심찬 비전을 밝혔다. 이와 함께 발표된 ‘아르테미스 협정(Artemis Accords)’은 미국을 중심으로 10여 개국이 참여한 새로운 국제 우주 협력의 기준점이 되었다. 그러나 이 협정문에는 “우주 자원의 활용을 지지한다”는 문구가 포함돼 있다. 이는 기존의 유엔 우주조약(1967)과 충돌한다. 우주조약은 “우주는 인류 전체의 자산이며, 어느 국가도 영유권을 주장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달은 탐사의 대상이 아니라, 자원으로 바라보아야 할 시대이다. 달에 풍부한 헬륨-3, 소행성에 존재하는 희귀 금속은 미래 산업의 핵심 자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그 자원을 누가, 어떻게 쓸 것인가에 대한 질문은 여전히 답을 찾지 못한 채 공중에 떠 있다. NASA의 분석에 따르면, 일부 소행성은 수십 조 원의 경제적 가치를 지닐 수 있으며, 달의 헬륨-3는 핵융합 발전의 중요한 원료로 간주된다. 이러한 가능성은 국가와 민간 우주 기업들의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스페이스X, 블루 오리진, 아스트로포지 같은 기업들은 우주 자원 개발의 선두를 이끌며 ‘우주 채굴’이라는 개념을 현실로 끌어오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자원의 경제적 가치가 아니라, 그것의 소유권과 이용권이다. 아르테미스 협정은 “자원의 소유는 아니지만 활용은 가능하다”는 모호한 표현을 담고 있다. 그러나 이 표현은 법적 기준이 아닌 ‘정치적 의지’일 뿐이다. 비협정국이나 개발도상국의 입장에서는 자원에 접근할 권리조차 보장되지 않을 수 있다. 우주 공간은 모두의 것이라고 말하면서, 실제로는 일부 국가와 기업이 선점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BBC Future는 “달을 점유하는 행위가 사실상 소유권을 선점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른바 ‘우주 식민주의’라는 말도 있다. 자원의 접근 불균형은 기술 불평등과 국제 정치의 새로운 갈등 요소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우주 자원의 상업화 가능성이 현실화되고 있지만, 이에 따른 윤리적 기준과 법적 장치는 매우 취약한 상태”라고 진단한다. 지금 이 순간도 몇몇 국가는 소행성 채굴 기술을 개발 중이며, 이에 대한 국제 공조 체계는 거의 부재한 실정이다. 국제사회는 ‘우주 자원의 공공성’을 다시 정의해야 한다. 지구에서처럼 개발과 이익, 환경과 평등이라는 질문은 우주에서도 피할 수 없는 과제가 되고 있다. “달의 자원은 누구의 것인가”라는 질문은 미래의 윤리와 공존을 시험하는 사회적 문제다. 기술이 앞서가는 시대, 중요한 건 규범이다. 지금 이 순간도 우주 탐사는 계속되고 있다. 달과 소행성을 향해 뻗은 인류의 손끝이, 과연 모두를 위한 손길이 될 수 있을까. “우주는 모두의 것이다”라는 선언이 현실로 작동하기 위해, 지금이 바로 그 질문을 던져야 할 시간이다.
    오지우 기자 2025-06-11
  • 2
    인공강우, 하늘을 조작하는 기술인가, 절박한 선택인가
    ▲ 출처: 픽사베이   2024년 장마가 끝난 뒤, 전남 지역은 심각한 가뭄에 시달렸다. 결국 정부는 인공강우 기술을 긴급하게 투입했다. 갑작스러운 조치는 아니었다. 이미 2023년부터 기상청과 환경부가 함께 인공강우 시범사업을 확대해왔고, 올해 들어 그 범위가 더 넓어졌기 때문이다. ‘하늘에서 비를 인위적으로 만든다’는 이야기는 한때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얘기였다. 하지만 지금은 현실이다. 인공강우는 요오드화은이나 드라이아이스, 액화이산화탄소 같은 물질을 대기 중에 뿌려 구름이 비를 쉽게 뿌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술이다. 항공기나 로켓, 혹은 지상 발사 장비를 이용해 구름 속에 직접 화학물질을 주입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 기술은 1970년대 국방과학연구소 주도로 시작됐다. 초기에는 군사적 목적이 강했지만, 지금은 농업용수 부족이나 산불 진화, 미세먼지 저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문제는 실효성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2019년 이후 총 35회의 인공강우 실험 중 23번은 성공했다고 한다. 하지만 평균적으로 늘어난 비의 양은 1.5mm 정도. 산불 예방이나 공기질 개선에는 어느 정도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가뭄 해결에는 부족한 수치다. 중국도 인공강우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티베트 고원을 중심으로 대규모 대기 조절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데, 주된 목적은 가뭄 해소와 미세먼지 저감이다. 하지만 인공강우는 지형이나 바람, 기류 같은 변수에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에 기대만큼의 효과를 보기 어려운 경우도 많다. 또 하나 우려되는 건 환경문제다. 비를 만들어내는 데 쓰이는 화학물질이 장기적으로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줄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토양, 식물, 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도 더 필요하다. 기상청과 국립환경과학원 역시 이런 한계를 인정하고 있다. 인공강우를 기후 위기 대응 수단 중 하나로 보긴 하지만, 기술 그 자체보다는 어떤 조건에서 효과적인지를 따지고, 무분별한 사용보다는 ‘언제, 어떻게’ 써야 할지를 고민하는 쪽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이 기술을 둘러싼 국제적인 기준이 없다는 점도 문제다. 공기의 흐름은 국경을 넘는다. 한 나라가 인공강우 실험을 하면, 그 영향이 인접 국가에까지 미칠 수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국제법이나 명확한 기준은 아직 없는 상태다. 더 나아가, 기후를 조절한다는 개념 자체가 윤리적인 논쟁을 불러온다. 누가 기후를 통제할 권한을 가지는지, 그로 인해 피해를 입는 사람은 어떻게 보호할지에 대한 논의도 뒤따라야 한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입장은 다양하다. 기후 과학자들은 "우선은 기술의 안전성과 환경 영향을 먼저 따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환경단체 쪽에서는 "기술보다 구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기술 개발자들은 "공공의 감시와 제도화된 시스템 안에서 투명하게 운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리나라의 인공강우 연구는 1960년대 초부터 시작됐다. 국채표 박사가 처음 이 연구를 국가 과제로 제안했고, 1962년부터 본격적인 시도가 이뤄졌다. 하지만 초기 시도는 실패로 끝났다. 이후 양인기 박사가 등장해, 인공강우보다 연구비가 덜 들고 효과도 괜찮은 ‘인공증우’ 방식으로 방향을 바꿨다. 1970년대부터는 보다 체계적인 연구가 이어지면서 지금까지 발전해왔다. 인공강우는 정말 기후위기를 막기 위한 ‘마지막 카드’일까, 아니면 통제하기 어려운 위험한 도전일까. 기술은 계속 발전하겠지만, 그 기술을 언제 어떻게 쓸지는 결국 사람의 몫이다. 효과만 볼 것이 아니라, 공공성과 윤리성도 함께 따져야 한다. 인공강우는 어쩌면 그런 복잡한 질문을 시작하게 만드는 첫 단추일지도 모른다.
    오지우 기자 2025-05-26
  • 1
    AI 이미지 생성, 저작권은 어디로?
    ▲ 출처: 픽사베이   2022년 11월 30일, OpenAI가 개발한 챗GPT가 세상에 나온 이후 인공지능 프로그램은 빠르게 발전해 왔다. 단순계산이나 정보제공에 그치지 않고 이용자들 간의 대화를 통해 자연스럽게 습득한 지식을 새로운 질문에 대한 답으로 알려주는 경지에 이르렀다. 또한 AI가 발전하면서 키워드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이미지를 생성하는 서비스가 나타났다. 클릭 한 번만으로 수준 높은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는 편리함에 네티즌에게 큰 반응을 일으켰다. 그러나 AI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은 저작권 문제가 제기되었다. 바로 AI를 학습시킬 때 사용된 다수의 이미지가 저작권자의 허락을 받지 않은 자료였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월트디즈니컴퍼니의 일러스트레이터인 홀리 맹거트는 자신이 그린 작품들을 한 대학생이 허락 없이 인공지능 학습에 사용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당혹감을 드러냈다. AI의 과도한 자료 학습과 생성은 프로그래머에게도 악영향을 미쳤다. 무료로 접근할 수 있는 오픈 소스 AI 챗GPT에게도 코드 생성을 의뢰할 수 있지만 다수의 답이 무단으로 취득한 자료에서 비롯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AI 커버 또한 타인의 목소리를 무단으로 기존의 곡에 덮어씌우는 형식이다. 앞서 제시한 문제점들로 인해 오픈 소스 AI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도 거세졌다. 게티 이미지는 스태빌리티 AI를 상대로 미국 델라웨어주 법원과 영국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게티 이미지는 스태빌리티 AI가 20억여 장을 AI 모델 학습에 투입했고 최소 수천 장의 이미지를 구매 없이 무단으로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유럽연합에서 발표된 인공지능 법(Artificial Intelligence Act, AIA)이 있다. 해당 법에 따르면, 챗GPT와 같은 인공지능 개발 업체는 시스템 구축에 사용된 ‘저작권 현황 자료 공개’를 명시하고 있다. 대한민국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작년 12월 27일에 ‘AI 저작권 가이드라인’을 공식 발표하며 AI가 만든 그림과 글에는 저작권을 부여할 수 없다고 전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작년 저작권 등록 심사 규정을 담은 ‘2023 저작권 등록 심사 편람’에 AI 창작물에 대한 정부 지침을 반영했다. 정부는 “원칙적으로 AI 생성물은 저작물로 볼 수 없으며 저작권 등록 대상도 될 수 없다.”라며 “인간이 전체 기획을 하고 명령어(프롬프트)만 입력한 경우도 저작권 등록은 불가하다.”라고 명시했다. 다만 저작권 등록은 할 수 없어도 인간의 독창성이 인정되는 경우, ‘편집저작물’로 등록할 수 있다고 하였다. 미국 저작권 청은 AI 생성 이미지로 제작한 웹툰 ‘새벽의 자리야’에 관해 이미지를 선택하고 배열하는 등 인간 행위에 의한 창작성을 일부 인정했고, 해당 작품은 편집저작물로 등록됐다. 하지만 저작권위는 “고의로 AI 생성물을 자신의 저작물인 양 등록 신청하였을 때 허위 등록으로 처벌될 수 있다”라고 밝혔다. AI 기술은 많은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으며,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하지만 기술의 발전 속도에 따라가지 못하고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가 계속된다면 그것은 기술이 아니라 무기가 될 수도 있다.
    권민선 기자 2025-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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