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3월 22일, 경북 의성에서 산불이 발생했다. 바람을 타고 안동, 청송, 영양, 영덕까지 확산됐다. 산림청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27일 산불 영향 면적은 총 35,697ha로 파악됐다. 의성 12,821ha 영덕 7,819ha 청송 5,115ha 안동 5,580ha 영양 4,362ha다. 이는 누적 산림 피해가 3만ha를 넘어 국내 역대 큰 산불 피해 규모이다.
4월 15일, 산림·수사 당국의 합동 감식에 따르면 성묘객 실화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높다. 해당 야산 주변에는 논밭이 없고 민가도 멀리 떨어져 있다. 그리고 불이 시작된 야산 내 묘지로 이르는 길은 평소 사람들이 오가는 등산로가 아니다. 또한, 산불 발생 당일 낙뢰 등 영향으로 자연 발화할 기상 조건이 형성되지 않은 것이다. 현장에서는 라이터와 소주병 뚜껑 등이 발견됐고 현장에 투입된 진화 헬기 영상에서 묘지에서 시작된 불이 강풍을 타고 뒤편인 산 정상 부근으로 급속히 번진 사실을 확인했다. 산불 진화인력은 4,919명을 투입하고 소방차 등의 장비는 558대를 투입하여 화재는 일주일 만에 진화됐다
화재로 인해 많은 사람이 생활터를 잃어버렸다. 인근 주민들은 대피소로 피신했지만, 집들은 타버려 없어지거나 다수 농가의 과수원과 농작물, 농업 기반 시설에 큰 피해를 남겼다. 330가구, 507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이들은 현재 공공시설 9곳(70명)과 숙박시설 4곳(23명), 경로당(85명), 친척 집 등 기타 장소(329명)에 나눠 머물고 있다. 이에 의성군은 화재 피해 이재민들을 위한 임시주거시설을 설치하고 있다. 임시주거시설이 설치된 장소는 이재민들의 기존 거주지와 인접한 3곳으로 영농 활동에 편리하도록 배치됐다. 또한, 가전제품 설치, 청소 등으로 인해 실제 입주는 4월 20~21일쯤 가능하다. 주변 학교도 휴학하는 경우가 발생했다. 이 외에도 6개의 전통 사찰이 불탔다. 고운사(전소 25동), 용담사(전소 금정암 3동, 선원, 일부 소실 무량전), 운람사(전소 5동, 일부 소실 1동), 만장사(전소 2동), 보광사(전소 2동), 수정사(경북 청송군/전소 2동, 일부 소실 1동)이다.
일주일 동안 지속된 화재로 인해 26명이 사망했다. 전통 사찰을 지키거나 화재 헬기 추락, 농업 시설, 동물 사망 등 다양한 이유로 역대 최대 피해가 발생했다. 지리산국립공원으로 불이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 헬기를 동원해 집중 진화 작업을 했다. 그러는 도중 헬기 6대 중 1대가 추락했다. 이는 미국에서 1995년 제작된 S-76B 기종으로, 약 30년간 운영된 노후 항공기였다. 또한, 대구에서도 44년 된 노후 기종인 헬기가 추락해 조종사가 사망했다. 하지만 관련 예산 부족으로 인해 낡은 헬기 대신 새로운 헬기를 도입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는다. 산불은 조기 진화가 중요하다. 중앙 정부는 산불 진화 헬기 지원 확대 및 진화인력의 처우 개선 등 대처해야 한다. 그리고 사람들은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한다. 특히, 대부분의 산불은 사람의 실수에 의한 실화(失火)로 발생한다. 산림청의 자료에 따르면, 최근 9년 동안 발생한 연평균 546건의 산불 중 입산자 실화가 31%, 농업부산물·쓰레기 소각이 24%, 담뱃불 실화가 7%, 건축물화재 비화가 6%를 차지했다. 발생 원인은 가연 소재의 취급 부주의, 작업장 실화, 전기요인 등이었다. 작은 불씨가 대형 화재로 이어진다. 조금만 더 신경을 쓰면 충분히 화재를 방지할 수 있다. 어딘가를 떠나기 전 끝까지 자신이 머물렀던 자리를 한 번 더 확인해보는 습관을 지니면 좋겠다. 또한, 봄철 산불은 매년 반복되고 있다. 산불은 한번 나면 진화도 어렵고 대형으로 이어져 피해도 크다. 막대한 산림 면적을 불태워 국가가 부담할 비용도 많다. 쓰레기 소각 금지 등 산불 예방 수칙을 잘 숙지하는 국민적 인식과 산불에 대한 경각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사진 출처 : 픽사베이
정직하고 열정적으로 소식을 전달하는 정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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