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출처: 픽사베이
2025년 5월 11일, 전국택배노동조합과 시민사회단체가 서울역 인근에서 택배 노동자 차별 반대 집회를 열었다. 수백 명의 택배 노동자들이 참석한 이 행사에서 수천 개의 손팻말이 올려졌는데, ‘노동의 땀에 차별은 없다’ '특수고용이 아닌 특수착취'와 같은 구호들이었다. 집회는 평화적이었으며, 규탄 발언과 시위행진으로 현장의 억울함을 시민들에게 알리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
이 집회의 배경은 시간이 흘러도 해결되지 않는 택배 고용노동자의 차별문제이다. 택배 노동자들은 고객들의 상품을 전달하고 수익을 창출하여 회사의 목적을 위하여 일하고 있지만 법적으로는 노동자가 아닌 개인사업자로 분류된다. 이러한 이유로 산재보험 미가입, 근로기준보호, 최저임금 보장, 사대보험 미가입 등 노동자로서 받는 최소한의 권리 보장이 지속적으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또한 최근 코로나 19 이후 비교적 온라인 배송이 증가하면서 노동의 강도가 수직적으로 증가하였다. 명절 연휴 전 강한 강도의 업무는 꾸준히 지적되어 왔지만 현장의 변화는 미비했다. 이번 집회에서 노동자들의 기본적 보장을 분명히 외쳤다.
집회를 주도한 사람들의 요구사항은 다음과 같다.
첫째, 법적 지위를 노동자로서 인정받고 이를 통해 실질적인 노동권을 보장하도록 해야 한다.
둘째, 현재 많은 택배 노동자들이 별도의 수당 없이 분류작업에 투입되며 노동시간이 비정상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앞으로 분류작업의 책임을 기업이 전담해야 한다.
셋째, 산재보험 의무 적용과 주 52시간 상한제 도입, 휴게시설 확충 등 기본적인 노동환경 개선도 강력히 요구되었다.
이러한 요구에 대해 정부가 시도한 일부 제도적 개선 사항이 있다.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이 제정되어 사업자의 업무 내용, 임금 수준, 근로시간 등을 규정하고 택배기사의 처우 개선과 분류작업 책임 주체를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전면적인 해결방법이 될 수는 없다. 대부분의 노동자들을 충분히 보호하지 못한 채, 여전히 사각지대에 놓인 상태이다.
기업들의 반응은 분분하다. 현재까지 단체 ‘택배노조’와의 접견을 통해 인권 침해로 취급되는 ‘택배 노동자 차별’에 대해 처리할 과정에서 처우개선을 약속한 택배사는 없다. 이는 수익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하청 구조의 특성이 쉽사리 바뀌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원청과 하청업자 사이에 맺어진 책임 전가 구조, 단가 경쟁에 내몰리는 현실은 개선을 막는 근본적 장애물이다. 만약 시스템이 바뀌지 않는다면 해결책이 나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다분하다.
택배산업은 더 이상 저비용 고속 성장을 추구해서는 안 된다. 사람이 중심이 되어야 하는 유통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 택배는 소비자와 가장 직접적인 연결고리가 있는 서비스 산업이기 때문에 그 속에 담긴 노동의 현장은 소비자 모두에게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정당한 노동의 보상, 인간다운 노동환경은 우리가 함께 고민해야 할 사회적 과제이다. 서울역 광장에 울려퍼진 노동자들의 외침이 정책으로 이어지고 노동의 가치를 존중하는 사회로 나아가길 바란다.
빠르고 정확한 소식으로 학우들의 눈과 귀를 밝혀드리겠습니다.
김태섭기자(xotje@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