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출처: 픽사베이
프랑스가 29년 만에 사실상 군 복무 제도를 부활시킨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다가오는 위협에 대비하는 길은 준비뿐”이라며 18~19세 청년을 대상으로 한 자발적 군 복무 제도를 내년 여름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1997년 징병제를 폐지하고 직업군인 중심의 모병제로 전환한 이후 처음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 제도를 통해 △국가와 군대의 결속 강화 △국가 차원의 위기 대응 능력 제고 △청년 역량 강화라는 세 가지 목표를 제시했다. 자발적 군 복무는 총 10개월 과정으로, 1개월의 기초 군사훈련과 9개월의 부대 배치를 포함한다.
또한 그는 복무 지역을 프랑스 본토와 해외 영토에 한정한다고 강조하며 “청년들을 우크라이나 같은 최전선에 투입하는 일은 없다”라고 못 박았다. 이는 일각에서 제기된 우크라이나 파병 가능성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를 통해 국가복무 청년·예비역·현역으로 구성된 ‘하이브리드 군대 모델’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유럽 전역에서도 징병제 부활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크림반도 강제 병합(2014)과 우크라이나 침공(2022) 이후 리투아니아(2015), 스웨덴(2018), 라트비아(2023)는 이미 징병제를 재도입했다. 크로아티아 역시 지난달 18년 만의 의무복무제 부활을 결정했다. 독일은 2011년 폐지한 징병제를 부분적으로 되살리는 법안을 추진하며, 현재 18만 명인 병력을 2035년까지 26만 명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벨기에·폴란드·네덜란드·불가리아·루마니아 등도 자발적 복무 프로그램을 강화하며 병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프랑스도 청년 대상 국민봉사(SNU) 제도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며 사실상 복무제 강화 움직임에 동참하고 있다. 프랑스 사회의 반응은 엇갈린다. 안보 위기 속 복무 확대에 찬성하는 여론이 형성되는 반면, 청년층을 중심으로 “자유 침해”와 “경력 단절” 우려도 적지 않다. 복무제 강화가 현실화될 경우 병력 확보에는 도움이 되지만, 청년층 학업·취업 일정과 정부 재정 배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마크롱 대통령이 “유럽 동맹국 모두가 위협에 대비하고 있는 지금, 프랑스만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다”고 밝힌 것처럼, 유럽은 ‘위험 대비’라는 공통된 기조 아래 군사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프랑스의 이번 결정은 변화하는 안보 환경 속에서 국가 운영 방향을 재정비하려는 시도로 평가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 각국이 국방 체계를 강화하는 흐름 속에서 프랑스 역시 자발적 복무 확대를 통해 예비 전력을 보강하고, 사회적 결속을 높이겠다는 구상을 드러낸 것이다. 현재 프랑스는 전면적 징병제 복귀 대신 청년층의 시민·군사 참여를 결합한 혼합형 모델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는 유럽 내에서도 비교적 새로운 접근으로 받아들여진다.
새 제도가 실제로 사회에 안착할지는 미지수다. 청년층의 반발, 재정 부담, 복무 실효성 등 넘어야 할 과제도 여전히 많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프랑스가 직면한 안보 불안을 반영함과 동시에, 향후 유럽의 군 복무 정책 방향을 가늠하게 할 중요한 신호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새로운 복무제가 프랑스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 그리고 유럽의 안보 구도를 어떻게 재편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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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민선기자(kmskmsmin19@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