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6월 1일, 터키의 국호가 튀르키예로 변경되었다. 변경 이전까지는 영어로 칠면조를 의미하는 ‘터키(turkey)'와 혼용되며 불편함을 겪어왔다. 또한 속어로는 ‘형편없다’라는 부정적 의미를 뜻하는 국호가 국가 이미지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다.
이에 제12대 튀르키예 대통령인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은 민족정체성 결집, 고유한 국가 이미지 보존, 국제적 주체성 강화, 국민의 자긍심 향상의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 민족의 역사와 국제적 위상을 회복하기 위한 발돋움으로, 한국도 2023년부터는 튀르키예를 공식 표기로 사용하고 있다. 희극인 이용진을 필두로 2021년 6월 18일부터 이어오고 있는 웹 예능 ‘터키즈 온 더 블럭’도 2023년부터 ‘튀르키예즈 온 더 블럭’으로 프로그램 명칭을 변경했다.
국호 변경이라는 새로운 도약과 달리 현재 튀르키예는 대규모 시위로 인한 정부와 국민의 팽팽한 대치가 이어지고 있다. 2025년 3월 19일, 23년째 장기 집권 중인 튀르키예 대통령의 지지율을 능가하는 압도적인 후보 에크렘 이마모을루 시장이 갑작스럽게 구금되었다. 체포 사유는 부패와 테러 지원이었다. 시민들은 갑작스러운 차기 대선 후보의 구금에 당황했다. 이후 민주주의의 몰락과 현재 집권 대통령인 에르도안의 독재정치를 우려한 청년들이 거리로 나왔다. 시위는 이마모을루 시장의 구금 이후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시위에 강력히 대응할 것을 예고했다. 이후 방침에 따라 언론인 10명을 포함해 총 1,890명의 시민을 체포했다. 시위를 생중계로 송출하거나 이마모을루 시장과 소속 정당 측 인사를 출현시킨 현지 방송사에도 행정처분과 벌금을 부과했다.
튀르키예인에게 이슬람 종교는 종교의 의미를 넘어 사회 규범이자 전통이다. 튀르키예에는 라마단이라는 전통 의식이 있다. 라마단이란 이슬람력에서 9번째 달이 해당하며 무더운 날을 의미한다. 무슬림 경전인 코란이 내려진 신성한 달로 여겨진다. 한 달 동안 일출에서 일몰까지 의무적으로 단식한다. 태양이 떠 있는 동안에는 금식해야 하며 술, 담배 등이 모두 금지된다. 라마단 기간에 가난한 사람들의 굶주림을 함께 겪으며 믿음을 시험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낮 동안 금식을 하고 저녁 이후에는 이웃과 음식을 나누며 삶과 음식의 소중함을 되새기라는 것이다.
이마모을루 시장은 경제성장과 정책적 공약 외에도 라마단 단식에 참여하며 이슬람을 포용하고 그 의미를 함께 나눴다. 또한 시장을 역임하던 시기에 공공빵집을 통한 민생문제 해결, 낙농업 지원 정책, 공공 교통 시스템 개선, 사회복지 확대, 환경 보호 공약, 투명한 행정 등을 통해 시민과의 소통 내용과 사회 다방면의 고질적 문제 해결 방법을 정책에 반영하며 국민에게 본업에 충실한 정치인으로 불려 왔다.
에르도안 대통령과 이마모을루 시장은 각각 보수 진영의 정의개발당, 진보 진영의 공화인민당 소속으로 정치적 신념이 충돌한다. 갈등이나 경쟁이 생길 수밖에 없는 구도이다. 그러나 에르도안 대통령의 장기 집권을 위한 선택은 많은 국민을 혼란에 빠트렸다. 청년들은 아직도 거리에서 경찰과 대치하며 민주주의를 외치고 있다.
튀르키예의 정치 대립에 이어 경제 상황도 악화하고 있다. 정치적 불안정이 이어지며 튀르키예의 리라화는 달러당 41.58원이라는 이례적인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가치가 6.7% 이상 하락했다. 국가와 국민의 미래가 걸린 중대한 사항이다. 선거는 적법한 절차를 통해 공정하게 이뤄져야 한다. 민주주의의 회복과 국가 안정이 조속히 이뤄지길 바란다.
사진 출처 :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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