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3월 28일, 미얀마 중부 만달레이 인근 사가잉(Sagaing) 지역에서 발생한 규모 7.7의 강진이 미얀마 현대사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진앙은 지표면 10km 아래의 얕은 깊이에서 발생했으며, 지진의 강도는 약 80초간 이어졌다. 이에 따라 미얀마 전역은 물론 방글라데시, 중국, 인도 북동부까지 건물이 흔들리는 강한 충격이 감지되었으며, 태국과 베트남에서도 진동이 보고되었다.
지진 발생 직후 수도 네피도(Naypyidaw)와 제2의 도시 만달레이(Mandalay), 북부 사가잉, 중부 막웨(Magway) 등에서는 건물 붕괴와 대규모 정전, 통신 장애가 발생했다. 특히 이미 내전으로 극심한 피해로 사가잉 지역에서는 피해가 가장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지역은 쿠데타 이후 반군과 민병대의 활동이 활발한 곳으로, 기반 시설이 거의 마비된 상태였다. 지진의 충격은 도로와 다리를 끊어놓았고, 일부 마을은 외부와의 접근이 완전히 차단되었다.
이번 지진으로 인한 인명 피해는 상상을 초월했다. 최신 외신 보도에 따르면 사망자는 5,448명, 부상자는 11,404명에 달하며, 실종자도 550명 이상으로 집계되었다. 사가잉 지역에서는 전체 건물의 90%가 파괴되었고, 학교와 병원, 종교 시설까지 무너져 내렸다. 특히 만달레이에서는 공항, 대학 건물, 주요 도로 시설 등이 붕괴하면서 도시 기능이 사실상 마비 상태에 이르렀다.
재난에 대한 구조 작업은 군정 하의 미얀마에서 더욱 어려운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 군부는 일부 지역에 대한 접근을 통제하고 있으며, 국제 인도주의 단체의 지원 역시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유엔과 여러 NGO가 인도적 지원을 요청했으나, 군부의 협조 부족으로 많은 지역은 여전히 고립된 상태다. 현지 의료 인력 부족 또한 심각하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시한 기준에 비해, 미얀마는 인구 1만 명당 의료 인력이 3명 미만으로, 부상자 치료가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구조와 구호가 지연되는 가운데, 여진의 위험도 이어지고 있다. 3월 29일부터 30일까지 이틀 사이에만 규모 5.0 이상의 여진이 여러 차례 관측되었으며, 전문가들은 향후 수 주간 강한 여진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불안에 휩싸인 주민들은 건물 붕괴를 우려해 야외에서 밤을 지새우고 있다.
이번 지진은 단순한 자연재해를 넘어, 미얀마 사회 전반의 구조적 취약성을 드러내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 이미 내전으로 고통받고 있는 수십만 명의 국내 난민들에게 이번 지진은 생존 그 자체를 위협하는 이중고로 다가왔다. 대부분의 피해지역은 반군이 장악한 곳으로, 정부의 통제력이 미치지 않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국제사회는 미얀마 군정에 인도주의적 접근을 허용하고, 모든 민간인 피해자에게 구호 활동이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협조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이번 참사는 미얀마의 내전 상황과 더불어, 자연재해에 대한 대비와 대응 체계의 부재가 얼마나 큰 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재난은 사회적 약자에게 더욱 가혹하다. 지진으로 인해 고립된 지역 주민, 어린이, 노인, 여성 등은 더욱 취약한 상태에 놓여 있으며, 이들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시급한 조치가 필요하다. 단순한 구조 활동을 넘어, 장기적인 재건과 심리적 치유, 인도주의적 원칙에 기반한 지속적 지원이 절실한 시점이다.
사진 출처: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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