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출처: 픽사베이
우리나라는 이미 '초고령사회'에 들어섰다. 2024년 기준으로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노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18.4%에 달한다. 쉽게 말해 다섯명 중 한명은 노년층이 라는 얘기다. 문제는 숫자만 늘어난 게 아니라, 그 안에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는 데 있다. 혼자 사는 어르신, 치매환자, 기초생활보장수급자처럼 사회적 약자로 분류되는 노인의 수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기초생활보장제도 수급자 중 절반 가까이(49.1%)가 65세 이상 노인이다. 그런데 진짜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수급자 대상에서조차 제외되는 '그림자 노인들'이 존재한다. 서울의 한 주민센터 복지 담당자는 "수급 기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실상은 더 어려운 노인들이 많다"며 현실의 벽을 전한다.
노후준비가 부족한 노인들은 70대가 넘어서도 생계를 위해 일자리를 찾아야 한다. 건설현장, 청소, 택배 보조처럼 체력적으로 힘든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이는 생존을 위한 선택이다. 하지만 무리한 노동은 건강 악화를 불러오고, 실제로 고령층의 미치료율은 18.2%로 전 연령대 중 가장 높다. 2024년 SDG(지속가능발전목표) 이행 보고서에서도 한국의 66세 이상 노인 빈곤율이 39.8%로 OECD 국가중 가장 높다는 통계가 나왔다. 연금제도가 아직 충분히 성숙하지 못해, 수급률도 낮고 수령액도 부족한 구조적 한계가 반영된 결과다.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도 복지정책을 운영 중이지만, 체감되는 효과는 크지 않다. 서울시는 그 대안으로 '서울밥상'이라는 사업을 시작했다. 생계급여 수급 기준에는 들지 않지만, 실질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60세 이상 어르신들에게 하루 한끼 식사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소박하지만, 누군가에겐 그 한 끼가 하루를 버틸수 있는 유일한 힘이 되기도 한다. 병원에 가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시간이나 돈이 없어 포기하는 노인도 많다. 고혈압, 당뇨, 치매처럼 관리가 중요한 질병은 방치되기 쉽고, 결국 더 큰 병으로 이어져 되레 비용은 커진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를 보면, 2023년 기준 65세 이상 고령자의 외래진료 청구건수는 약 4억 6천만 건으로, 3년 전보다 약 6천만 건이 늘었다.
의료 수요는 계속 늘고 있지만, 그걸 감당할 수 있는 시스템이나 지원은 여전히 부족하다. 이런 상황을 보완하기 위해 지자체 차원의 독자적 시도들도 등장하고 있다.
충청북도 음성군은 '찾아가는 노인 구강건강 교실'을 운영 중이다. 치아 건강은 곧 전신 건강과 연결되는데,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은 병원을 찾는 것조차 힘들다. 이에 따라 보건소는 생활지원사들에게 교육을 진행한 후, 직접 노인을 찾아가 약 1,200명에게 서비스를 제공했다. 하지만 이역시 예산과 인력이 부족하면 중단될 수밖에 없다. 최근 정부는 복지지출을 줄이기 위해 노인 기준연령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현실과 맞지 않는 처사일수 있다. 기초연금 지급 시기나 지하철 무임승차 연령 상향등은 생계와 직결된 문제다. 나이만기준 삼기보다는, 경제적 상황과 사회적 취약성을 함께 고려한 정책 설계가 필요한 시점이다. 저소득 노인을 위한 예외조항 마련, 지역 맞춤형 복지, 단계적 제도 조정 등보다 섬세한 접근이 요구된다.
장기적으로는 복지를 뒷받침할 재정을 어떻게 마련할지도 중요하다. 지금은 어느 한세대의 문제가 아니다. 젊은 세대와 노년층이 서로 이해하고, 함께 해결책을 만들어가는 방향이 필요하다. 고령사회는 함께 걷는 사회여야 한다. 초고령사회에 들어선 지금, 우리가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은 사회 가장자리에 있는 어르신들의 삶을 돌아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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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우기자(juuuu0307@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