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할 수 없는 등록금 인상

등록 : 2025-04-26

권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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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부터 일부 사립대학들이 본격적으로 등록금을 인상했다. 교육계 안팎에서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지난 10여 년간 등록금이 동결됐던 점을 고려하면, 이번 결정은 단순한 가격 조정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등록금 인상은 오랜만의 변화인 만큼, 그 배경과 향후 영향을 여러모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

최근 성균관대학교는 14년 만에 등록금을 4.9% 인상했다. 이는 교육부가 허용하는 법정 인상 한도인 4.95%에 거의 근접한 수치다. 성균관대의 인상을 시작으로, 전국 많은 사립대학이 등록금 인상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경제적 부담 증가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있지만, 대학 측은 필수적 재정 투자라고 주장한다.

실제로 많은 사립대학은 수년간 등록금이 동결되면서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건비와 교육 시설 유지비 등 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상황에서, 등록금 외의 뚜렷한 수입원이 없는 사립대는 재정 압박을 받지 않을 수 없다. 또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첨단 교육 기반 확충과 관련 교수진 유치를 위해서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

하지만 현실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청년 세대의 취업난과 높은 생활비, 이미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학자금 대출 부담 등을 고려할 때, 학생들에게는 부담이다. 대학생 A 씨는 현재의 등록금도 부담스러운데, 물가와 생활비까지 오르는 상황에서 등록금 인상은 너무 가혹하다라고 말했다. 많은 학생이 이와 비슷한 입장을 공유하고 있다.

등록금 인상을 둘러싼 갈등은 결국 이해할 수 있는 명분과 투명한 운영의 문제로 귀결된다. 학생들이 체감하는 교육의 질이 향상되고, 인상된 등록금이 실제로 그 목적에 부합하게 쓰인다는 신뢰가 형성되야한다. 등록금이 인상되었지만, 그만큼 학생 서비스가 향상되고, 더 나은 교육 환경이 구축될 때 학우들의 이해도 뒤따를 것이다.

이에 따라 대학은 재정 집행의 투명성을 높이고, 등록금 사용 내용을 공개하는 등 학생들과의 신뢰 회복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학생 참여형 예산 심의 위원회를 운영하거나, 인상된 등록금이 어떤 프로젝트에 쓰였는지 정기적으로 공유하는 시스템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정부 역시 보다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현재 재정 지원, 연구 지원 등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사립대학의 재정 구조상 그 규모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정부가 사립대 지원을 확대하고, 등록금 인상이 아닌 공공 자금을 통해 교육 질을 높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면, 학생들의 부담도 한층 완화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등록금 인상은 단지 부담이라는 측면으로만 접근해서는 안 된다. 장기적으로 대학 교육의 경쟁력과 지속 가능성을 위한 전략적 선택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등록금 인상이 어떤 가치를 만들어내는가이며, 학생과 학교, 정부가 이를 어떻게 함께 설계해 나가느냐다. 지금은 단순히 금액 인상 여부를 두고 대립하기보다는, 미래 교육에 대한 공동의 비전을 중심으로 생산적인 논의가 이루어져야 할 시점이다.

 

사진 출처: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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