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정부는 전 세계 국가에 기본 관세 10%를 부여하고 국가별로 적용되는 상호 관세를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후 90일간 유예하기로 번복했다. 이에 국내 산업이 위축될 우려가 있다. 미국이 중심이 되어 공급망을 재편하려는 흐름은 국가 간 협력 구조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이번 조치는 무역 분쟁을 넘어 글로벌 공급망 재편, 국가 간 기술 패권 경쟁, 세계 경제 성장 둔화 등 여러 복합적인 문제를 야기할 것이다.
관세란 한 나라에서 수출하거나 다른 나라로부터 수입하는 상품에 부과하는 세금을 말한다. 기본 목적은 자국 산업 보호와 정부 세수 확보였다. 하지만 현대 무역 체제에서는 관세가 국가 간 정치·외교 전략 수단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아졌다. 특히 2018년, 트럼프 대통령이 아메리카 퍼스트(America First)를 외치며 중국을 겨냥한 고율 관세를 단행하면서 관세는 본격적인 경제 무기로 자리 잡았고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관세는 오늘날 국가 전략의 핵심 도구로 변모했다.
미국이 관세 강화를 현실화한다면 가장 먼저 영향을 받을 것은 글로벌 공급망이다. 부품과 원자재의 가격이 상승하고 생산과 유통, 세계 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나라들에 영향이 크다. 고비용 구조가 소비자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면 글로벌 소비 둔화와 경기 하강 압력이 발생한다. 예를 들어 아이폰의 본사는 미국에 있지만 제조는 타 국가에서 하기에 관세가 인상되면 타국에서 만든 아이폰은 높은 관세를 내고 미국에 들어오게 된다. 그렇다면 미국인들은 지금보다 비싼 값을 지불하고 아이폰을 사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미국 산업이 흥하지 않는다면 관세의 인상은 결과적으로 수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세계 경제는 더 높은 불확실성과 변동성 속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우리나라도 직접적인 영향을 피하기 어렵다. 한국은 반도체, 2차 전지, 자동차 부품 등 첨단 제조업 중심으로 수출 비중이 높은 나라다. 미국이 발표한 상호 관세율을 보면 한국은 25%로 주요 경제 상대인 일본(24%), EU(20%)보다 높은 관세가 적용된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수출기업들이 가격경쟁력이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만약 미국이 특정 품목에 대해 고율 관세를 부과하거나 특정 국가와의 갈등이 격화될 경우, 한국 기업들은 시장 전략 수정을 요구받게 된다. 특히 현대차,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등 전기차 배터리, 반도체 분야 주요 기업들은 미국 시장 접근성과 생산기지 전략을 재검토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
기술과 자원, 산업을 둘러싸고 국가 간 치열한 주도권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그리고 관세는 가장 직접적이고 강력한 무기 중 하나가 되고 있다. 한국을 비롯한 무역 의존도가 높은 국가는 이 변화의 흐름을 정확히 읽고 능동적으로 대응해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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