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율전공학부 휴게실
2025년, 우리대학은 학생 중심의 학사 제도를 확대하는 일환으로 ‘자율전공학부’를 새롭게 출범시켰다. 특정 전공 없이 입학한 학생들이 다양한 수업을 수강하며 자신에게 맞는 진로를 찾아가는 이 제도는, 학문의 자유와 선택권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첫 시작’이 주는 낯섦과 막연한 걱정도 함께했다. 지난 1학기, 자율전공학부에 소속되어 생활한 학생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봤다.
김지은(자율전공, 25) 학우는 고등학교 재학 당시 진로를 확정하지 못해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그런 가운데 진로 상담을 통해 자율전공학부 입학을 선택하게 되었고, “다양한 분야를 먼저 경험한 뒤 전공을 결정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매력적으로 느껴졌다”고 이야기했다. 이지한(자율전공, 25) 학우도 “문·이과 구분 없이 폭넓게 교양과 전공 기초 수업을 들을 수 있는 점이 만족스럽다”고 전했다.
자율전공학부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 유연한 진로 설계에 있다. 일반 학부 학생들이 타 전공 수업 수강에 제약을 받는 것과 달리, 자율전공학부 학생들은 전공에 상관없이 비교적 자유롭게 다양한 수업을 들을 수 있어 진로를 체계적으로 탐색할 수 있다. 박형준(자율전공, 25) 학우는 “OT에서 수업 구성을 파악하고, 어떤 과목이 있는지 미리 알 수 있어서 시작부터 수월했다”고 말하며 긍정적인 인상을 드러냈다.
하지만 긍정적인 면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1기’라는 상징은 동시에 선례가 없다는 불안함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L(자율전공, 25) 학우는 “학교생활 중 궁금한 게 생겼을 때 조언을 구할 선배가 없다는 점이 가장 힘들었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실제로 자율전공학부 학생들 다수는 교내 구조나 제도, 전공별 이수 기준 등을 처음부터 직접 파악해야 해 어려움을 겪은 경우가 많았다.

▲ 자율전공학부 휴게실 내부
또 다른 불편으로는 공간적 거리감과 행정적 소통 부족이 지적됐다. 대부분의 학과는 학생회관에 학과 휴게실이 마련되어 있어 접근이 용이하지만, 자율전공학부는 경영대학 건물 하단에 별도로 위치해 있다. 이로 인해 소속감을 느끼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일부 학우는 “학과 사무실 주변 흡연 구역으로 인해 불쾌감을 느낀 적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율전공학부에 대한 학생들의 만족도는 전반적으로 높았다. K(자율전공, 25) 학우는 자율전공학부를 “자기 길을 스스로 설계할 수 있는 자유로운 실험실”이라고 표현하며, 입학 초기부터 OT, 전공 추천 과목 안내, 시간표 구성 지원 등 기본적인 지원은 잘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김지은(자율전공, 25) 학우는 자율전공학부 입학을 고민하는 후배들에게 “너의 꿈을 아직 정하지 못했다면, 이곳에서 시작해봐”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전공을 선택하고 준비하는 과정이 “행복한 고민”이 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자율전공학부는 대학이 학생에게 진로의 주도권을 되돌려주려는 시도이자, 학문적 자유를 확장하는 실험이라 할 수 있다. 다양한 전공 수업을 경험하며 자신만의 길을 설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제도다. 그러나 ‘자율’이라는 이름이 불안함으로 느껴지지 않기 위해서는 보다 안정적인 운영이 뒤따라야 한다. 정기적인 전공 선택 상담, 선배 멘토링 도입, 공동 커뮤니티 조성 등을 통해 학사 시스템은 물론 심리적 소속감까지 함께 챙길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
자율전공학부의 실험은 이제 막 시작됐다. 이들의 목소리가 다음 학기 운영에 소중한 참고자료가 되길 바라며, ‘자율’이라는 이름이 보다 성숙하고 단단하게 자리 잡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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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우기자(juuuu0307@naver.com)
